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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 세계 스토리에서 이어짐)

 

 

# 베르베 대장간

 

(달의 이면으로부터 돌아온 후 세르하가 급한 발걸음으로 찾아왔다.)

 

세르하 : 플레이어 님. 무사히 돌아오셨군요. 다행이에요.

 

메르 : 세르하. 고마워. 다녀왔어.

 

세르하 : …돌아오시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브린 :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세르하 : 예. 여러분과 상의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세르하는 어딘지 불안해 보인다.)

 

[듣는다.]

 

메르 : 그래. 세르하. 걱정하지 말고 이야기해 줘.

 

세르하 : 감사해요. 그럼 대체 어디부터 이야기해야 할까요.

 

(세르하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세르하 : 처음에는 착각이라고 생각했어요. 플레이어 님 기억하시나요?

저희가 땅 밑으로 떨어졌던 때가 있었지요? 거대한 동공 안에서 레샤우 님을 만나 베르베 마을로 가게 되었던 때요.

그 즈음부터였던 것 같아요. 누군가 제게 속삭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기분 탓일 거로 생각했어요. 동굴이라 소리가 울리는 걸 거라고….

하지만 얼마 전… 붉은 달이 떠올랐을 때… 기분 탓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속삭이는 듯한 소리는 점차 또렷한 목소리로 변했고, 제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걸었어요.

 

브린 : …무슨 말을 했습니까?

 

세르하 : 목소리는 자신의 이름을 누아자라고 했어요.

 

메르 : 누아자가….

 

(누아자….)

(달의 이면에서 발로르에게 맞설 때 들었던 누아자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누아자 : 발로르…. 자유를 대가로 네게 운명을 넘길 생각은 없다.
플레이어가 이웨카의 강림을 막을 것이다.

 

브린 : 그리고… 누아자가 또 무슨 말을 했습니까?

 

세르하 : …제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리고 플레이어 님과 이야기하라고 했어요. 플레이어 님에게 이야기를 전해 달라고….

 

메르 : 어떤 이야기를 말이야?

 

세르하 : 그게…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플레이어 님은 두 개의 운명을 동시에 가졌고….

두 개의 운명을 가진 자만이… 이웨카의 힘에 대항할 수 있다고 했어요.

그걸 위해서 플레이어 님께 또 다른 운명을 겪도록 한 것이 자신이라고.

 

(또 다른 운명….)

 


목소리 : 운명은…. 바꿀 수 없다….
이것은….
운명의 전조….

(당신은 모르반으로 가게 되었던 계시를 떠올렸다.)

목소리 : 운명의 나선을 따라….
너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브린 : 왜 누아자는 플레이어가 아닌 세르하에게 말을 거는 겁니까?

 

세르하 : 그건…. 자신은 어딘가에 갇혀 있어서… 저를 통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어요.

 

브린 : 그렇군요. 그 외에 다른 말은 없었습니까?

 

세르하 : …이상한 일이죠. 달이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후로… 다시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어요.

 

(세르하의 이야기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메르 : 달… 그리고 목소리….

이제 알겠어. 누아자는 발로르와 함께 이웨카에 봉인된 거야. 두 신은 봉인 안에서 서로를 견제하고 있는 거지.

이웨카의 봉인은 고대 신의 존재마저 잊히게 만들 만큼 강력한 봉인이야.

아무리 누아자라도 직접 플레이어에게 자기 뜻을 전달할 수 없겠지.

하지만 플레이어와 누아자 사이에는 세르하라는 무녀가 있었어. 무녀는 신과 세계를 이어주는 매개자이지.

누아자는 발로르로 인해 봉인이 약해진 것을 이용해 세르하와 접촉했어.

세르하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자기 뜻을 전달하고자 했던 거야.

 

(그러고 보면 카단이 키홀이 되어 버린 직후 시간이 과거로 돌아갔을 때….)

(그때에도 세르하를 통해 누아자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

 

브린 : 누아자가 플레이어에게 이웨카에 대항할 힘을 주었다. 무엇을 위해서였을까요?

 

메르 : 직접 이야기해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겠지.

 

브린 : 영웅의 길이 실패로 끝날 거로 생각한 걸까요?

 

메르 : 글쎄… 하지만 누아자는 이웨카의 강림을 막으려고는 했어….

영웅의 길. 그 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기를 바란 것은 우리와 같아.

 

브린 :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바뀌지 않았다는 말이군요.

 

세르하 : 어떻게 하실 거죠….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메르 : 물론이야. 세르하. 또다시 누아자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우리에게 알려주겠어?

 

세르하 : 예. 그렇게 할게요.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브린 : 정리된 것 같군요. 좋습니다. 그럼 선두와 합류합시다.

이런저런 일들로 너무 뒤처졌습니다. 마신의 탑에서 키홀을 만나 담판을 지어야지요.

 

 

# 베르베 여관

 

(그 후 한동안 마신의 탑으로 향하는 여정이 이어졌다.)

(여정이 계속되던 어느 날, 숙영 중인 간이 막사로 기사단의 병사가 찾아왔다.)

 

병사 : 플레이어 님. 쉬시는 도중 죄송합니다.

로나운 영주님께서 찾으십니다. 전하실 말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병사는 전언을 마친 후 막사를 떠나 사라졌다.)

 

브린 : 로나운 영주가 당신과 할 이야기가 있다? 여신의 흔적에 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군요.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병사의 전언에 따라 브린과 함께 로나운의 막사를 찾았다.)

 

로나운 : 왔는가? 용병.

아. 마법사 친구도 함께 온 모양이군.

 

브린 : 함께 오면 안 될 이유라도 있습니까?

 

로나운 : 아니. 그런 건 아닐세. 오히려 함께 와줘서 고맙군.

 

브린 : …….

 

로나운 : 잠깐 이야기를 좀 하지.

자네들이야 어떤지 모르지만 지금 나는 생애에서 가장 긴 행군을 하고 있네. 아주 긴 행군일세.

단지 로체스트에서 가장 먼 곳까지 왔다는 의미는 아니네. 이 행군에는 단순한 거리 이상의 의미가 있어.

무슨 뜻인지 알겠는가?

…….

 

브린 : 전혀 알 수가 없군요.

 

로나운 : …하하.

눈보라치는 요새를 벗어난 후 꽤 달려왔지. 몇 개나 되는 마족의 부대가 있었지만 기사단은 멈추지 않았네.

무작정 북쪽으로 달려왔어.

 

브린 :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

 

로나운 : 그리고 오늘에서야 이 길 끝에 저 탑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네.

 

브린 : …탑?

 

로나운 : 그래.

 

(로나운이 막사 밖으로 보이는 먼 곳을 가리켰다. 저 멀리 아직은 작지만 세로로 긴 탑의 그림자가 보인다.)

 

브린 : 저곳이….

 

로나운 : 내 질문은 간단하네. 저것이 자네들이 말하던 그 탑인가?

이제야 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인지 알고 싶어서 말이네. 어떤가? 저곳이 우리의 목적지인가?

 

[그렇다.]

 

로나운 : 그런가….

…….

 

(로나운이 자신의 품 속에서 여신의 흔적을 꺼내 들었다.)

 

로나운 : 자네가 가져다준 여신의 흔적일세.

여신이 강림하면 낙원이 온다고들 하던데 혹여…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나?

 

[그건….]

 

(브린이 당신의 답변을 제지했다.)

 

브린 : 그게 중요합니까? 당신에게 중요한 것은 여신이 기사단의 편에서 강림한다 아니었습니까?

 

로나운 : …….

단순한 호기심에 질문하는 것뿐이네. 자네들… 아니. 자네가 왜 여신을 강림시키고자 하는지 궁금해서 말이야.

 

(로나운이 당신의 눈을 들여다본다.)

 

[…….]

 

로나운 : 그렇군.

 

(로나운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로나운 : 알았네. 그럼 저 탑에 도착하면 약속대로….

 

브린 : 예. 여신을 소환하겠습니다.

 

로나운 : 믿어도 되겠지?

 

브린 : 물론입니다.

 

로나운 : …좋네. 물러가 보게.

 

브린 : 갑시다. 플레이어.

 

(로나운의 막사를 떠나 일행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 베르베 대장간

 

(일행과 함께 숙영 중인 임시 막사로 돌아왔다.)

 

브린 : 저 로나운이라는 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맹목적이면서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플레이어도 주의하십시오. 위험한 자입니다.

 

[알았다.]

 

(그때 누군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브린 : 음?

 

카흘린 : …….

 

요르닌 : 로무….

 

마렉 : 뭐, 뭐야. 왜 갑자기 울고 그래.

 

(막사 한쪽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세르하 : 괜찮을 거예요. 로무 님.

 

로무 : …네.

 

(세르하가 로무를 다독이고 있다. 로무가 세르하의 손을 잡은 채 작게 흐느꼈다.)

 

[무슨 일이야?]

 

게르트루트 : 플레이어.

 

요르닌 : 별일 아니다. 넌 신경 쓰지 마라.

 

(요르닌이 언짢은 표정을 하곤 쏘아붙였다.)

 

마키나 : …꼬맹이. 걱정해 준 사람에게 무례하게 굴지 마라.

 

요르닌 : …….

예. 사장님.

 

(요르닌은 살짝 이쪽을 쳐다보고는 자리를 피해버렸다.)

 

마키나 : …미안하게 됐네. 요즘 들어 인간…들을 대할 때 저렇게 군다네.

그리고 저 망할 꼬맹이도 걱정하지 말게. 다들 조금 지친 것뿐일세.

 

레무 : 바보 같은 로무. 로무는 울보야. 그렇게 혼자서 씩씩한 척 다 해놓고 인제 와서 집에 돌아가고 싶대.

 

레샤우 : …레무 님.

 

레무 : 왜요? 어디 레무 말이 틀렸나요?

 

로무 : 괜찮아요, 레샤우 님.

그리고 고마워요. 세르하 님.

이제 괜찮아요…. 레무 말이 맞아요. 울어도 소용없는데… 그걸 다 알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세르하 : 마음이… 힘드신 거예요.

 

로무 : 소중한 것들을 다 등 뒤에 놓아두고 온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에요.

 

(세르하가 로무의 어깨 위에 손을 올렸다.)

 

세르하 : 곧…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예요.

 

레샤우 : 그럴 겁니다. 로무 님.

 

마렉 : 기운 내라고. 나도 항상 곁에 있던 친구가 사라져서 불안하지만… 기운 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더라구.

 

로무 : 예. 기운 낼게요. 감사해요. 모두.

 

레샤우 : 우리의…. …신께서 도와주실 겁니다.

 

마렉 : 그래. 여신께서 도와주실 거야.

 

(사람들이 조용히 마렉의 눈치를 살폈다.)

 

세르하 : 그, 그럼요. 신께서 모두 보살펴주실 거랍니다.

 

마렉 : 그럼 그럼. 여신께서 우리를 보살펴주실 거라고.

 

(사람들이 또 한 번 마렉의 눈치를 살폈다.)

 

마렉 : 음?

 

세르하 : …잠시 저랑 대화 좀 하실까요? 마렉 님?

 

마렉 : …어? 그래.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세르하는 자연스럽게 마렉을 데리고 막사 밖으로 나섰다.)

 

마키나 : 자네. 나와 잠시 이야기 좀 하지.

 

(마키나가 말을 걸어왔다.)

 

마키나 : 자네도 알겠지만… 이곳에서 우리는 결국 이방인일 수밖에 없네. 대부분 전투원도 아닐뿐더러… 우리는….

 

(린간조차 아니라는 말을 마키나는 애써 삼키는 듯 보였다.)

 

마키나 : …이 모습을 유지해 줄 약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 이 긴 순례에도 슬슬 끝이 있어야 할 시점이란 말일세.

 

(마키나가 저 멀리 마신의 탑의 그림자를 가리켰다.)

 

마키나 : 부디 마지막까지 우리를… 도와주게나.

 

[알았다.]

 

게르트루트 :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리겠나? 마키나.

 

마키나 : …여기까지 오면 멀지 않지. 이제 정말 머지않았어.

 

레샤우 : 마신께서 계신 땅… 아스테라.

 

카흘린 : 이상해…. 우리는 계속 북쪽으로 가고 있는데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

 

요르닌 : 그게 뭐 어때서? 춥지 않고 좋은 것 아냐?

 

카흘린 : 맞아. 춥지 않은 건 좋지…. 하지만 이 정도 날씨라면 탑의 얼음이 다 녹았을 거야.

우리가 생각하는 꽁꽁 얼어 있는 유리의 탑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마키나 : …….

 

(마키나의 눈빛이 걱정스러워 보인다.)

 

마키나 : …….

음? 크하하하! 얼음이 녹으면 또 어떤가!

본래 아스테라는 지금 같은 동토가 아니었다네. 푸른 녹음과 함께 작은 계곡과 동굴이 많은 곳이었지.

마신께서 이곳에 탑을 세우기 전까지는 말이야….

…….

다들 지쳐서 생각이 많아졌나 보군! 자네는 너무 걱정하지 말게!

 

(마키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모두를 다독였다.)

 

레샤우 : 그렇습니다. 모두 기운 내세요. 이 길 끝에서 모두의 슬픔이 사라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스토리 끝으로 향하는 길 완료)

(기사단의 숙영지 스토리로 이어짐)

(마하에 대하여 스토리 알게 됨)

(영웅의 능력과 대항력 스토리 알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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