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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단의 숙영지 스토리에서 이어짐)

 

 

# 베르베 대장간

 

(막사를 떠나 전투의 양상을 살피기 위해 전선을 확인했다.)

 

브린 : 이상하군요.

 

마렉 : …뭐가 이상하단 거야?

 

브린 : 기사단의 방어 진영이 무너져 있습니다.

 

마렉 : 어? 그러고 보니…. 저지선의 병력이 저렇게 적을 리가 없는데.

 

메르 : 이미 돌파당한 방어선도 있는 것 같아.

 

브린 : 기사단이 얼마간 버텨주리라 생각했는데… 큰일이군요.

여신의 증거가 법황청의 손에 들어가게 해선 안 됩니다.

 

마렉 : 여신의 증거…?

 

브린 : 설명은 나중에 하겠습니다.

…….

 

(일행은 기사단의 숙영지를 향해 길을 서둘렀다.)

 

…….

….

 

(한편, 법황청의 임시 막사)

 

레우러스 :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토록 충성스럽던 로체스트 기사단이 이리도 한순간에 타락해 버리다니.

마신의 간교란 참으로 두려운 것입니다.

 

이단심문병 : 정말이지 그렇습니다.

 

레우러스 : 저는 여전히 두렵습니다. 그렇게 아끼고 보살폈음에도 너무나도 쉽게 타락한 저들을 보면서.

우리 안에도 악의 씨앗이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닐지 너무나 두렵습니다.

 

이단심문병 : 아닙니다. 절대 그럴 리 없습니다!

 

레우러스 : 그러리라 믿습니다. 부관.

하지만 조심하십시오. 마신의 영역에서 싸우는 만큼 우리도 스스로 정신을 지켜야 합니다.

저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에 절대 귀 기울이지 마십시오. 모든 것은 마신의 간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이단심문병 : 예! 법황님!

 

레우러스 : 좋습니다.

…그건 그렇고. 가시 거미에 관한 건 말입니다만, 제가 부탁한 대로 다 준비해두었겠지요?

 

이단심문병 : 예! 물론입니다!

 

레우러스 : 좋습니다. 타락한 기사단에게 가장 어울리는 최후가 될 겁니다.

 

이단심문병 : 정말이지 그렇습니다.

 

레우러스 : 흠… 슬슬 좋은 소식이 들릴 법도 한데…. 혹시 기사단을 상대로 고전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단심문병 : 그, 그렇지 않습니다!

 

레우러스 : 우리 군사의 수가 그들의 배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타락한 이단의 군대 따위에 쩔쩔매는 것은 아니겠지요? 만일 그렇다면… 여신님께서 진노하실 일입니다.

 

이단심문병 : 고, 곧 인퀴지터님께서 승전 소식을 가져오실 겁니다!

 

레우러스 : 그러고 보니 인퀴지터는 어디에 가고 없습니까.

 

이단심문병 : 인퀴지터님은 직접 이단을 상대하시겠다며 진군을 나가셨습니다.

 

레우러스 : 흠. 부대를 통솔하라 하였더니 직접 출전을 하였습니까?

우리 인퀴지터께서 쓸데없이 능력 낭비를 하고 계신 모양입니다.

 

이단심문병 : 인퀴지터님을 불러들일까요?

 

레우러스 : 됐습니다. 부관이 인퀴지터 대신 제 명령을 하달하십시오.

모두에게 온 힘을 다해 이단을 무찌르라 이르십시오. 수적으로 밀어붙이란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부관.

 

이단심문병 : 예! 법황님!

 

(부관이 명령을 전하기 위해 막사를 나섰다. 그 때 또 다른 병사 하나가 법황의 앞으로 뛰어 들어온다.)

 

법황청의 병사 : 법황님! 바쁘신 와중 대단히 죄송합니다! 급한 용무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레우러스 : …….

발언을 허락합니다. 무엇입니까? 병사.

 

법황청의 병사 : 예. 기사단에서 법황님께 알현을 요청한 자가 있습니다.

 

레우러스 : …그게 대체 무슨 말입니까? 지금 우리가 누구와 전쟁 중인지 모르십니까?

그들의 간악한 말에 현혹되었습니까? 어찌 제가 이단의 청을 들을 거라 생각하는 겁니까?

 

법황청의 병사 : 말씀하신 부분은 지당합니다. 하지만… 그게….

 

레우러스 : 음?

 

 

# 베르베 여관

 

(루더렉을 선두로 한 기사단원들이 로나운의 막사 앞으로 모였다.)

 

루더렉 : 이곳에서 잠시 모두 대기한다! 주위를 경계하고 누구도 이 막사에 접근조차 못 하게 하도록!

 

블라윈 : 전원 경계태세!

 

병사들 : 예! 단장님!

 

루더렉 : 흠… 이렇게 모두 모였는데… 형님께서 기별이 없으시군. 막사로 직접 가서 이야기 드리고 오겠다.

 

…….

 

(막사를 확인한 루더렉이 의아한 표정으로 되돌아왔다.)

 

루더렉 : 이상하군… 형님께서 계시지 않는다니….

 

블라윈 : 영주님께서… 막사에 계시지 않는 겁니까?

 

루더렉 : 그렇다.

 

블라윈 : …어디로 가신 걸까요? 지금이라도 적들이 몰려올지 모릅니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

 

루더렉 : 당황하지 마라. 부관. 형님께서 무슨 생각이 있으실 테지.

 

병사 : 기사단장님! 법황청의 군세가 몰려옵니다!

 

블라윈 : 그, 그런….

 

루더렉 : 흥. 방어선이 벌써 돌파된 모양이군. 근성도 없는 녀석들이 전선을 지키고 있었나 보군!

우리도 방어진을 펼치고 적들을 맞이한다. 형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기사단의 명예를 걸고 싸울 것이다!

 

블라윈 : …아.

 

(블라윈의 눈동자가 공포로 떨렸다.)

 

…….

….

 

병사 : 전방에 인퀴지터입니다!

 

(기사단과 마주하듯 클레르가 선봉이 되어 나타났다.)

 

클레르 : 전선도 내팽개치고 어디로 가는가 했더니 겨우 이겁니까?

전술도 전략도 없는 이런 애송이 집단에게… 지금껏 법황청의 검이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있었다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루더렉 : 흥. 애송이 같은 녀석이 방만하게 떠드는구나.

 

클레르 : 전군! 돌격 준비!

 

법황청의 병사들 : !

 

루더렉 : 절대 물러서지 마라!

저들은 머릿수만 많은 허수아비들이다!

여신의 뜻은 우리와 함께 한다!

로체스트 기사단! 전투태세!

 

(두 세력 간의 전면전이 시작되었다.)

 

 

# 베르베 대장간

 

(브린, 메르와 함께 기사단의 숙영지에 다다랐다. 전장의 함성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

 

브린 : 이미… 전투가 벌어지고 있군요.

 

마렉 : 우리가 너무 늦었나.

 

메르 : 그런 것 같아.

 

브린 : 이상하군요…. 어째선지 여신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군요. 벌써 인퀴지터에게 탈취당한 걸까요?

 

(그 순간, 기사단 병사의 시신 하나가 발밑으로 날아와 쓰러진다.)

 

클레르 : 무엇을 말입니까?

 

(병사가 날아온 방향에 거대한 창을 든 클레르가 서 있다.)

 

메르 : 인퀴지터….

 

클레르 :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제가 무엇을 탈취했단 말입니까?

 

브린 : …….

 

클레르 : …흥.

 

(클레르가 당신을 바라봤다.)

 

클레르 : 늦었군요. 플레이어…. 기사단을 도우려던 거라면 말입니다.

보시다시피… 기사단은 이미 궤멸 직전입니다. 이단의 무리는 이미 혼비백산해 달아나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여신께서 선택하신 건 바로 우리 법황청이란 뜻입니다.

…….

이제 제가 궁금한 건 하나뿐입니다. 당신은… 어느 편입니까?

여신의 편입니까? 아니면 이단입니까?

 

[…….]

 

클레르 : 대답하지 않겠다는 겁니까. …좋습니다. 입을 열게 해드리지요.

 

(클레르가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클레르를 물리치지 않고는 나아갈 수 없다.)

 

(급습 전투 정보 받음)

 

 

# '급습' 전투 진행 중

 

클레르 : 도망치려는 겁니까?

 

클레르 : 신의 섭리로부터 도망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까? 어리석습니다.

 

클레르 : 여신의 이름으로 당신을 처단하겠습니다.

 

 

# '급습' 전투 완수 후

 

클레르 : 이단의 손에 쓰러지다니….

 

클레르 : 왜…? 죽이지 않습니까? 죽일 가치도… 없다는 겁니까!

 

클레르 : 당신 같은 사람이…. 왜….

 

 

# 베르베 대장간

 

(클레르를 쓰러뜨렸지만 법황청의 눈을 피해 도망쳐야만 했다.)

 

메르 : 하아. 하아. 따돌린 것 같군….

 

마렉 : 녀석들이 머릿수로 밀어붙이지만 않았어도…. 이제… 어쩌면 좋지.

 

브린 : 사라진 여신의 흔적을 되찾아야지요.

아직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 여신의 흔적은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대략적으로 보면….

 

(브린은 마법을 사용해 흔적의 기운을 찾았다.)

 

브린 : …저쪽 방향에서 느껴지는군요.

 

(브린은 법황청의 임시 막사가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메르 : 저기는….

 

브린 : 예…. 우려했던 대로 여신의 흔적은 법황의 손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메르 : …하지만 브린. 여신의 흔적을 되찾기 위해 부대 전체를 상대할 수는 없어.

 

브린 : 그렇지요. 뭔가…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

 

마렉 : 음? 저건? 요르닌이잖아?

 

요르닌 : 이, 이봐! 플레이어!

 

(요르닌이 다급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요르닌?]

 

요르닌 : 크, 큰일이야. 사장님이!

 

브린 : 사장님? 마키나 말입니까?

 

요르닌 : 그래! 사장님이!

 

(항상 강인했던 요르닌의 표정에서 눈물이 보였다.)

 

요르닌 : 일단 나를 따라와 줘. 부탁이야.

 

(요르닌을 따라 법황청의 눈을 피해 걸었다.)

 

브린 : 어디로 가는 겁니까?

 

요르닌 : 동굴이야. 주변을 수색하다 보니 모두가 몸을 숨길 수 있을 만한 동굴이 있었어.

사장님이 찾아주셨는데…. 그런데….

…….

 

(요르닌은 그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계곡 사이에 숨겨진 동굴을 발견했다.)

 

세르하 : 플레이어 님!

 

게르트루트 : 요르닌. 그들을 찾았구나….

 

요르닌 : 사장님은…?

 

레샤우 : 여전히…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불안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그 시선의 중심에는 식은땀을 흘리며 쓰러져있는 마키나가 있었다.)

 

마키나 : 꼬…맹이…. 돌아…왔나…? 콜록.

 

세르하 : 움직이시면 안 돼요….

 

레무 : 아저씨가… 아파요.

 

마렉 :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로무 : …여기로 오는 동안은 괜찮으셨는데.

 

세르하 :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마키나 : 자네도… 왔나…?

다들… 호들갑이군…. 콜록.

 

브린 : 잠시만 비켜 보십시오.

 

(브린이 마키나에게 다가가 몇 가지를 살폈다.)

 

메르 : 어깨의 상처가… 심해졌어.

 

브린 : 이건… 독이군요.

 

요르닌 : 독이라고?

 

브린 : …가시 거미의 독입니다. 체내에는 서서히 퍼지지만… 극소량만으로도 죽음에 이르는 맹독입니다….

 

요르닌 : 독이라니…. 그, 그럼….

안 돼요! 사장님!

 

메르 : 그렇다면 법황청은…. 무기에 가시 거미의 독을….

 

브린 : 그런 것 같습니다.

 

요르닌 : 안 돼…! 안 돼! 안 된다고! 그럴 수 없어!

어떻게 방법이 없는 거야?

 

브린 : 미안합니다….

 

메르 : …….

 

[…….]

 

요르닌 : !

 

(요르닌이 분노에 찬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마키나 : 진정…해라…. 꼬맹이.

 

요르닌 : 어떻게요! 어떻게 진정을 해요! 사장님이! 사장님이 죽을지도 모른다고요!

 

마키나 : 원… 녀석…. 콜록. 다… 각오하고… 출발…한 것 아니었느냐….

 

요르닌 : 그런 각오…. 한 적 없다고요….

 

마키나 : 바보 같은… 녀석.

 

(요르닌이 마키나의 몸을 끌어안은 채 흐느끼기 시작했다.)

 

게르트루트 : …제길. 린간 놈들.

 

레샤우 : 마신이시여. 어째서….

 

카흘린 : 마키나.

 

로무 : 아저씨….

 

레무 : …….

 

[마키나]

 

(마키나의 체온이 점차 떨어져 갔다.)

 

마키나 : 하하…. 자네도 결국… 꼬맹이구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마키나 : 온 세상의… 비극을… 혼자 다… 짊어지고선…. 고작… 이 늙은이 하나 때문에… 눈물을 보이면… 쓰나….

안 될… 말이지….

 

(그저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마키나 : 자네는… 우리들의… 영웅인데 말이야….

크하…하하….

 

(결국 기적이란 일어나지 않았다.)

 

마키나 : 어제 자기소개를 안 했었더군. 나는 마키나. 이쪽의 꼬맹이는 요르닌.
보다시피 이 마을에서 대장간을 하고 있지. 뭐, 나는 그냥 집주인이고 일은 요르닌이 다 하지만.

마키나 : 맞네. 우리는 마족일세.
…이렇게 말해도 못 알아듣겠군. 각설하고.
게르트루트, 로무와 레무는 그렘린. 나는 코볼트와 그렘린의 혼혈. 요르닌은 캐시스. 카흘린은 오거다.

마키나 : 자네가 오고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네. 자네가 오기 전까지 나는 사실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있었지.
하지만 자네가 오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
내가 자네처럼 행동했다면 혹시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고 말일세. 이제 와선 부질없는 생각이네만.
우리가 한 걸음씩이라도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자네 덕분이야.

마키나 : 부디 마지막까지 우리를… 도와주게나.

 

(점차 마키나의 숨소리마저 희미해졌다.)

 

마키나 : 이 녀석들을…. 잘 좀… 부탁…하네….

 

(마키나의 모습이 천천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요르닌 : 사장님!

 

(영웅의 무게 타이틀 획득)

 

 

(스토리 당신이 짊어진 것 완료)

(여신의 이름으로 스토리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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