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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보상

: 경험치 8,850,000

: 골드 57,000


 

(왕의 결단 스토리에서 이어짐)

 

 

# 로체스트 로나운 성채

 

(대성당 지하 연구시설.)

 

(음습하고 서늘한 공기가 감도는 지하 실험실.)

(기분 나쁜 초록빛 액체가 담긴 유리관들이 기포를 터뜨리며 희미한 빛을 낸다.)

(에녹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약품들을 섞으며 자신의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솔레어가 단검을 손질하며 지루한 듯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솔레어 : 당신 말대로 티 나지 않게 놓아주긴 했는데……. 이제 어쩔 셈이야?

놈들이 냄새를 맡는 건 이제 시간문제일걸? 지금 한가롭게 반지나 녹이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에녹 : 바라던 바다. 일부러 단서를 흘린 건 녀석들이 냄새를 맡게 하기 위함이었지.

이 실험의 마지막 재료는 그들의 행동에 달려있다.

 

솔레어 : 그게 무슨 뜻이야?

 

에녹 : 실험체에게 더 큰 절망이 필요하다. 마음이 꺾여버릴 만큼의.

 

솔레어 : 절망이라…….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다니까. 마법사는 다 당신같이 음험한가?

뭐, 트레저헌터는 보수와 신뢰에 의해 움직이니까. 내가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니지만서도.

보고 있자니 재미있으면서도 오싹하거든.

 

(그때 지하 실험실 전체에 희미한 진동과 함께 지상에서 전투의 함성이 울려 퍼져왔다.)

(동맹군 본대의 총공격이 시작된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에녹 : 때가 된 것 같군. 손님들이 곧 도착할 것이다.

 

솔레어 : 그래서 난 뭘 하면 되지? 놈들이 당신의 소중한 실험체를 빼앗아가지 못하게 막으면 될까?

 

에녹 : 아니. 그럴 필요 없다. 그냥 두어라. 모든 상황은 이미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으니.

넌 주교 카흐바다를 도와 이번 실험자료들을 은폐하라. 만에 하나 변수가 생기면 안 되니까.

 

솔레어 : 좋아. 재밌는 구경을 놓쳐서 아쉽지만.

 

(솔레어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

…….

 

(하이데.)

 

(시간이 멈춘 적막한 공간.)

(날개를 잃은 금발의 여신 모리안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모리안 : 또다시 침묵으로 일관할 생각인가요? 키홀. 이대로라면…….

 

(하얀 날개의 마신이 그녀의 말을 끊는다.)

 

키홀 : 왜지……? 영웅을 믿지 못하는가? 그게 아니라면……. 당신도 운명을 거부하는 건가?

 

모리안 :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나 분명한 것은 이건 누아자가 계획한 운명은 아니라는 겁니다.

 

키홀 : 계획한 운명이라…….

 

(키홀은 씁쓸한 여운을 남기며 말을 흐렸다.)

 

모리안 : 움직여야 합니다.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해요.

 

(모리안의 말에 키홀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

…….

 

(타라타 대성당.)

 

(정문이 있는 광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루더렉이 이끄는 동맹군 본대의 맹렬한 함성이 하늘을 찔렀다.)

(방벽 위에서는 히스나이츠 군단의 화살비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거대한 공성 병기가 내뿜는 굉음과 부서지는 석재 그리고 병사들의 비명이 뒤섞여 거대한 교향곡처럼 울려 퍼졌다.)

(온 도시의 시선이 이 치열한 공방전에 쏠린 사이, 플레이어가 이끄는 별동대는 소리 없이 움직였다.)

(밀레드의 안내에 따라 낡고 눈에 띄지 않는 지하수로 입구에 도착한 일행은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었다.)

 

밀레드 : 이 지하수로는 대성당으로 연결되어 있어. 잠입과 퇴로로 사용할 수 있을 거야.

 

메르 : …소리가 들려? 플레이어? 본대가 목숨 걸고 벌어주고 있는 시간이야.

 

밀레드 : 반드시 성공해야만 해.

 

[가자.]

 

(일행은 차례대로 어둡고 축축한 지하수로로 몸을 숨겼다.)

(바깥의 소음은 순식간에 멀어지고 기분 나쁜 물소리와 적막만이 그들을 감쌌다.)

 

밀레드 : 내가 저지른 실책으로 인해 비롯된 비극이야. 이번에야말로… 내 손으로 바로잡겠어.

 

브린 : …수로에 흐르는 오수에서 기분 나쁜 마력이 느껴집니다. 아마도 실험에 쓰인 게아스겠죠.

피부에 직접적으로 닿지 않도록 모두 조심하십시오.

 

(밀레드의 안내에 따라 그들은 대성당 지하로 통하는 샛길을 걷고 또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지하수로의 끝에 다다를 때쯤 커다란 진동이 느껴졌다.)

(위험을 감지한 일행이 서둘러 수로를 통과하자 벽이 무너지며 퇴로가 막혀버린 걸 확인했다.)

 

키안 : …퇴로가 막혀버렸군요.

 

브린 : 아무래도 위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여파인 것 같습니다.

 

밀레드 : 정문으로 나가는 수밖에…….

 

브린 : 위험하지만 그 방법밖에 없겠군요. 우선 포로들의 신병 확보가 우선이니 그쪽으로 갑시다.

 

밀레드 : 이쪽이야.

 

(밀레드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지하 비밀 구역을 탐색한다.)

 

브린 : …수상할 정도로 조용하군요.

 

메르 : 아무래도 본군에 정신이 팔려 내부까진 신경 쓰지 못한 모양이야. 루더렉의 양동 작전은 대성공이네.

 

브린 : 성공을 단정하긴 아직 이릅니다. 중요한 건 포로의 구출이니까요.

 

(브린은 밀레드의 뒤를 따라 걷다가 벽을 유심히 관찰한다.)

(곳곳에 미처 지우지 못한 핏자국과 파괴된 흔적들이 시에테가 겪었던 격렬한 전투를 실감케 했다.)

 

브린 : …아마도 시에테가 말했던 장소가 여기인 모양입니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포로들이 이 안쪽에…….

 

(일행은 가장 안쪽에 있는 복도로 걸음을 옮겼다.)

(철장 너머로 포로들이 구속된 상태였다.)

(철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키안과 플레이어가 힘을 합쳐 잠금장치를 부수자 이내 열렸다.)

(감옥 내부의 희미한 횃불 아래 노스폴의 포로들이 처참한 몰골로 매달려있었다.)

 

세르하 : …정말 용서받지 못할 짓을…….

 

(세르하는 평소답지 않게 격양된 표정으로 포로들을 향해 다가가 그들을 빨리 구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키안 : …….

 

(키안은 말없이 그녀의 곁에서 포로 구출을 도왔다.)

(각자가 포로 구출에 열중하는 사이 안쪽의 감옥을 살피던 밀레드와 플레이어의 걸음이 한 사내의 앞에 멈춰 섰다.)

 

밀레드 : 이 사람… 분명 만난 적이 있어.

루시안, 날 알아보겠어?

 

(충직한 젊은 부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절망에 빠진 사내가 힘겹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루시안 : 당신은…?

 

(루시안은 힘겹게 눈을 뜨며 초점 없는 눈으로 밀레드를 바라보다가 눈을 크게 뜨며 흠칫 놀랐다.)

 

루시안 : 폐하께서 어찌… 여기에…?

 

밀레드 : 나의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왔어. 조금만 기다려, 바로 구해줄게.

 

루시안 : 폐하…….

 

브린 : 눈에 띄는 외상은 없지만… 심하게 쇠약해져 있습니다.

바닥에 버려진 주사기들을 보아하니 게아스 실험으로 인한 후유증일 수도 있겠군요.

 

(플레이어와 밀레드는 루시안의 구속을 풀어내고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키안과 메르, 세르하 역시 다른 노스폴 생존자들을 구속에서 해방하여 일으켜 세웠다.)

(구속에서 풀려난 그들은 성치 않은 몸을 가누며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저마다 손에 검을 움켜쥐었다.)

 

키안 : …….

 

브린 : 노스폴에서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린아이조차 검을 들어야 한다.

로메르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군요. 어쩌면 저들에게는 검이 곧 정의이겠죠.

 

세르하 : …….

 

(세르하는 그들의 처절함에서 오는 비장함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루시안 : …고맙습니다. 여러분.

 

브린 : 플레이어, 어서 이들을 인솔해 이곳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그들은 미로와도 같은 지하 연구 시설을 빠져나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브린 :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루시안 : …저는 존경하는 로메르 영주님을 변방 노스폴로 내쫓은 타라타의 귀족들을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브린 : 하지만 로메르 영주는 그렇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루시안 : 맞습니다. 영주님은 뼛속까지 군인이셨으니까요.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왕명을 거절한 영주들과는 결이 다른 분이었습니다.

 

밀레드 : …면목이 없어. 그때는 나도 가짜 여신 마하에게 속았던 터라…….

 

루시안 : 폐하를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저희 역시 가짜 여신에게 속은 건 마찬가지니까요.

 

(밀레드는 지하 감속의 미로를 걸으며 루시안과 노스폴의 병사들에게 가짜 여신 마하가 꾸민 짓들을 설명했다.)

 

밀레드 : …비록 늦긴 했지만 나도 당신들도 가짜 여신이 감추고 있던 진실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루시안 : 폐하의 말씀을 듣고 나니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습니다.

감옥에 갇혀 수많은 동료의 죽음을 목도하며 저는 후회와 절망을 거듭했습니다.

저의 틀린 결정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그러했죠.

 

(루시안의 자조 섞인 고백에 뒤따라 걸어오던 병사들은 손사래를 쳤다.)

 

병사 : 그게 무슨 소리인가, 루시안.

 

병사 : 자네는 틀리지 않았어. 여기 에린의 왕께서 그걸 증명해 주시지 않았나?

 

루시안 : 모두들…….

 

(용기를 얻은 듯 루시안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루시안 : 맞습니다. 우리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밀레드와 노스폴의 병사들은 신뢰의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

 

(다시 기운을 내서 지상으로 향하는 계단에 다다를 무렵. 포로들의 상태는 급격히 나빠지고 있었다.)

(그들은 연신 기침을 하며 입에서 피를 쏟아내기를 반복했고 계속해서 비틀거리거나 제대로 걷지 못했다.)

 

병사 : …큭… 저는… 저는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이미 속이 썩어 문드러진 것 같네요.

 

밀레드 :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이제 곧 지상이야. 다 왔어. 조금만 더 힘을 내!

 

(주저앉은 사내는 힘없이 고개를 저으며 루시안을 바라본다.)

 

병사 : …루시안… 우린 틀리지 않은 게 맞지? 부디… 나를 버리고 가주게나……. 쿨럭!

 

병사 : 가, 가서… 정의를……. 로메르 영주님의… 복수를……!

 

루시안 : 안 됩니다. 함께 돌아가기로 했잖습니까? 제가 어떻게 여러분을 두고 갈 수 있겠습니까…….

 

(눈을 감은 사내에게서는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밀레드 역시 하나씩 쓰러지는 병사들에게 절박하게 외친다.)

 

밀레드 : 모두들 포기하지 말아줘. 나도… 당신들을 포기하지 않았잖아!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제발…….

 

(밀레드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눈은 서서히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들 중 하나가 마지막 힘을 다해 밀레드를 향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병사 : 성군이시군요. 나의 왕이시여…. 부디 변방의 노스폴을 기억해 주십시오. 그들은 여전히….

쿨럭!

 

밀레드 : 크흑, 약속할게. 그러니 포기하지 마!

 

병사 : …폐하를 뵐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또 다른 병사의 손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또 다른 생존자들 역시 연달아 쓰러지며 앞서 떠난 동료들의 뒤를 따랐다.)

(브린은 죽은 노스폴 포로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브린 : …뭔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외상도 없는데 어째서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메르 : 설마 이것도 에녹의 계산일까……?

 

브린 : 글쎄요……. 마력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아서 확신할 수 없겠군요.

 

(브린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한 채 동료들의 시신 앞에서 무릎 꿇고 절규하는 루시안 쪽을 바라보았다.)

 

루시안 : 제가 차라리 진실을 몰랐더라면……. 허울뿐인 정의를 부르짖으며 그들을 선동하지 않았더라면…….

 

키안 : …….

 

루시안 : 로메르 영주님. 어디 계십니까. 대답해 주십시오.

당신의 말씀대로 제가 어리석었던 겁니까? 대체 정의는 어디에 있는 겁니까?

 

(루시안은 애타게 로메르를 찾고 있었다. 공허한 그의 눈동자는 말라버려 눈물조차 터지지 않았다.)

 

루시안 : …끔찍한 생체 실험과 고문으로 모두의 몸과 마음이 망가졌습니다.

저는…… 차라리 죽고 싶었습니다. 실험의 부작용으로 죽어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겨우 살아남은 제가 이런 말을 하니 얼마나 우습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제가 죽지 못한 걸 아쉬워했습니다.

 

세르하 : 루시안. 먼저 떠난 이들을 위해서라도……. 여기서 무너져서는 안 돼요.

 

(세르하는 많은 말보다 눈빛으로 그의 마음을 위로한다.)

(플레이어 역시 슬퍼할 때가 아니라며 그를 위로한다.)

 

루시안 : …고맙습니다. 무녀님. 그리고 플레이어 님. 저 역시 동료들의 죽음을… 절대 헛되이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갑자기 무슨 소리냐고 하겠지만……. 전 살고 싶습니다. 아니, 살아남아야겠습니다.

그럴만한 이유를 찾았으니까요. 살아남아서 반드시 동료들과 영주님의 복수를 하고 싶습니다.

…염치없는 부탁이란 걸 알지만…. 여러분. 부디 저를 도와주십시오.

 

(역설적이게도 루시안은 이 끔찍한 비극 속에서 마침내 고결한 삶의 의지를 되찾았다.)

(그는 복수를 다짐하며 검에 기대어 몸을 일으켰다.)

 

[가자.]

 

밀레드 : 그래. 네 말 대로야. 플레이어. 아직 슬퍼하긴 일러.

우린 여기를 탈출해야 해. 가자. 모두들.

 

…….

…….

 

(타라타 대성당 지상.)

 

(각오를 다진 일행은 긴 복도를 지나 마침내 출구로 향하는 마지막 홀을 지나고 있었다.)

(멀리서 들려오는 전투 소리가 희미한 빛처럼 느껴졌다.)

 

밀레드 : 플레이어. 저 반대편이 보여?

 

[보인다.]

 

밀레드 : 저 끝에 마하가 있을지도 몰라. …느낌이 묘하네. 이 싸움의 종착지가 이토록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이.

…하지만 지금은 그녀와 싸울 상황이 아니니 출구 쪽으로 가야겠지. 이쪽이야.

 

(그들의 발걸음은 마하가 위치한 대성당의 중심부를 뒤로 한 채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에녹 : …….

 

(그들의 뒷모습을 기둥 뒤에서 지켜보던 무채색의 마법사. 에녹의 입가에 아주 잠시 만족스러움이 스쳐 지나간다.)

(그가 나지막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에녹 : …이제 마지막 촉매를 더해볼까. 희망에서 마주하는 절망은 그 무엇보다 어두운 법이지.

부디 정의가 절규하는 모습을 내게 보여다오. 실험체여.

 

(그의 주문은 어렵사리 되찾은 작은 희망에 절망의 색깔을 덧씌운다.)

(정의를 망각한 대성당 전투 정보 받음)

 

 

# '정의를 망각한 대성당' 전투 진행 중

 

 

# 로체스트 로나운 성채

 

(타라타 대성당 광장.)

 

(광장에 어슴푸레 새벽의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그러나 타라타 대성당 앞 광장은 밤보다 더 깊은 어둠과 절망에 잠겨 있었다.)

(루더렉이 이끄는 동맹군 본대는 밤새도록 이어진 치열한 공방전으로 인해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성벽 위에서 쏟아지는 화살비는 그칠 줄 몰랐고, 세자르가 이끄는 정예 병력의 거센 반격에 전선은 점차 무너지고 있었다.)

 

병사 : 총사령관님! 반격이 너무 거셉니다. 더는 버티기 어렵습니다! 방어진이 뚫리기 직전입니다!

 

루더렉 : …….

 

(루더렉은 이를 악물며 대성당의 광장으로 밀려드는 히스나이츠의 군세를 노려본다.)

 

루더렉 : 제길. 폐하와 플레이어는 아직인가?

 

(서서히 밀려오는 찬란한 여명이 이토록 비극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에 루더렉은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초조하게 전장을 살피던 루더렉의 곁으로 굳은 표정의 아하센 영주가 다가왔다.)

 

아하센 영주 : 루더렉 총사령관. 결단을 내려야 하네. 더 지체하다가는 우리 본대마저 전멸하고 말 걸세.

저들의 기세가 심상치 않아.

 

루더렉 : …하지만 아하센 영주. 아직 플레이어와 폐하께서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을 이 사지 한가운데에 버려두고 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아하센 영주 : 그들의 용기와 희생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네!

하지만 지휘관은 때로는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 냉혹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법! 죽어가고 있는 병사들을 보게!

이들 모두가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자 형제일세! 더 이상의 희생은 막아야 하네!

 

(아하센 영주의 절규 섞인 외침에 루더렉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피로 물든 광장과 쓰러져가는 병사들 그리고 굳게 닫힌 대성당의 문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 깊은 고뇌와 체념이 어렸다. 그리고 마침내 결심한 듯 그의 손이 천천히 올라갔다.)

 

루더렉 : ……모두….

 

(그의 목소리는 전투의 소음 속에서도 기이할 정도로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루더렉 : …퇴각한다. 지금 즉시… 전군, 퇴각하라!

 

(퇴각을 알리는 뿔피리 소리가 처절하게 울려 퍼졌다.)

(동맹군 병사들은 안도와 절망이 뒤섞인 표정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루더렉은 마지막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대성당의 문을 응시하고 있었다.)

 

 

(스토리 희망을 삼키는 절망 완료)

(당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토리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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