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스토리 보상

: 경험치 8,850,000

: 골드 57,000


 

(길 잃은 자의 종말론 스토리에서 이어짐)

 

 

# 로체스트 로나운 성채

 

(결계 내부.)

 

(스피노스의 숨이 끊기자, 이공간 내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모래폭풍이 휘몰아치며 거대한 건축물들이 부서져 내렸다.)

(차원은 군데군데 균열이 가고 찢겨져 이공간 너머의 현실 세계가 어슴푸레 비쳐 보였다.)

 

밀레드 : …플레이어. 느껴져? 이공간이 무너지고 있어. 이제 여기서 나가야 해.

근데 아까부터…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소리?]

 

밀레드 : …….

 

(밀레드는 조용히 기둥 뒤를 응시한 뒤 천천히 다가간다.)

(그리고 기둥 뒤에서 웅크린 채 눈물을 훔치고 있는 어딘가 낯이 익은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레무 : 훌쩍, 플레이어…?

 

밀레드 : 누구지? 이 아이는…….

플레이어. 알고 있는 거야?

 

[설명한다.]

 

(간략하게 레무에 대해 설명했다.)

(밀레드는 여전히 걱정 어린 눈으로 웅크린 소녀를 응시한다.)

 

밀레드 : 베르베의 그렘린 소녀라니……. 어째서 이곳에 있는 거지…?

 

레무 : …아저씨가 죽다니……. 레무 너무 슬퍼…….

 

(소녀의 눈동자는 넋을 잃은 듯 공허했으며 위태로워 보일 지경이었다.)

 

밀레드 : …….

안녕, 레무. 난 밀레드라고 해. 여기 플레이어, 그리고……. 돌아가신 스피노스 님과는 인연이 있는 사이지.

 

레무 : …….

 

밀레드 : 어째서 이곳에 있던 거니?

 

레무 : …레무는 아무것도… 몰라. 아저씨가… 걱정돼서 따라왔을 뿐이야.

 

밀레드 : 그랬구나…….

…….

일단, 여긴 위험해. 함께 나가도록 하자.

 

(밀레드는 허리를 숙여 레무에게 손을 내밀었다.)

 

레무 : 응.

 

(레무는 고개를 끄덕이며 밀레드의 손을 잡았다.)

 

밀레드 : 나가자. 플레이어.

 

(일행은 서둘러 현실 세계가 비쳐 보이는 방향으로 달렸다.)

 

…….

…….

 

(은신처.)

 

(기암절벽 위에 지어진 은신처에는 누군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어두컴컴 내부를 밝힌 작은 촛불 하나가 나무판자 틈으로 비바람이 새어 들어올 때마다 위태롭게 흔들거렸다.)

 

네베레스 : …….

 

(네베레스는 허리를 숙여 옛 동료의 시신을 살폈다.)

 

네베레스 : …벌써 다섯 명째인가…….

 

(네베레스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시신의 손에 반지가 사라진 것을 의아하게 여기며 낯빛이 어두워졌다.)

 

네베레스 : 어쩌면 나를 제외한 여덟 자루의 검 모두가 당한 것일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의문이군. 대체 반지는 왜…?

…….

 

(낮게 읊조리던 네베레스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컴컴한 기둥 너머를 바라봤다.)

 

네베레스 : …숨어서 지켜보지 말고 나오는 게 어떻겠나?

 

(기둥 너머의 그림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 : …역시 예리하군. 침묵의 기사, 네베레스.

 

(네베레스는 낯선 자의 얼굴에서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눈이 시리도록 차가운 은발. 청회색의 피부, 그리고 뾰족한 귀. 그가 인간이 아님을 한눈에 짐작할 수 있었다.)

 

네베레스 : …내 존재를 알고 있다니…. 대체 넌 누구냐?

 

모르간트 : 모르간트. 사명을 저버린 자들을 처단 중이다.

 

네베레스 : …사명을 운운하는 인외의 존재라…. 넌 고요의 기사단 소속이로군. 그 말인즉슨 예언자가 보낸 자인가?

 

(모르간트는 가시 돋친 형상의 검을 네베레스를 향해 겨누며 대답했다.)

 

모르간트 : 그렇다. 모든 정황은 이미 전해 들었지. 너희가 거짓된 신들을 내세워 낙원을 파괴하려 한다는 걸.

 

네베레스 : …예언자는 가짜 여신에게 조종당하고 있다. 그녀를 온전히 믿지 마라.

진짜 여신과 마신은 이미 강림했다. 네가 섬기는 마신에게 직접 물어봐라.

 

모르간트 : 네 말대로라면 어째서 이미 강림했다는 여신과 마신은 이 혼란한 상황을 방관하는가?

 

네베레스 : …그건 여신 마하의 공작 때문이다. 그들의 힘을 약해지게 만든 원흉이기도 하지.

 

모르간트 : 그렇다면 힘을 잃은 신을 과연 신이라고 할 수 있나?

 

네베레스 : …뭐라고…?

 

모르간트 : 강한 힘에 기대어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 그것이 신앙의 본질이다.

힘이 없다면 더 이상 신도, 무엇도 아니다.

 

(굳게 다문 네베레스의 입술 틈으로 분노가 새어 나왔다.)

 

네베레스 : 고작 힘 때문에 순교자들이 피를 흘렸다고 생각하다니…. 역겨운 궤변이로군!

아무리 힘을 가진 거짓이 진실의 흉내를 낸다고 한들, 그 본질마저 바뀌진 않는다.

내 앞에서 신을 부정한 죄를 묻겠다. 고요의 기사여.

 

(네베레스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이내 다크나이트로 변신한 네베레스는 모르간트를 향해 대검을 겨누며 돌진한다.)

 

네베레스 : 죄인에게 어울리는 영원한 침묵을…!

 

(모르간트는 네베레스의 공격을 자신의 검으로 막아낸다.)

(두 사내의 손에 쥐고 있는 무기들의 떨림을 통해 호적수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모르간트 : …….

 

(모르간트가 맞댄 검을 반동으로 쳐내고는 높이 뛰어올라 공격한다.)

 

…….

 

(서로의 빈틈을 탐색하기 위한 공방이 여러 차례 오고 갔다.)

(네베레스의 등 뒤에서 검은 사슬들이 회전하며 모르간트의 허점을 노려보지만 모두 막히고 말았다.)

 

네베레스 : 이자… 강하다…….

 

네베레스 : 넌… 대체 무얼 위해 싸우는 거지? 신을 부정하는 자가 사명을 따른다고…?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아.

 

모르간트 : …….

난, 무엇도 믿지 않는다. 오직 진실만을 좇을 뿐이지.

 

(순간 모르간트의 검이 형태가 변화하며 푸른빛이 뿜어져 나왔다.)

 

네베레스 : 크윽…! 그 힘은……?!

 

(네베레스는 모르간트의 일격을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그 충격파로 인해 지반이 무너지며 추락을 피할 수 없었다.)

(절벽 아래 어둠 저편으로 사라지는 네베레스의 모습을 바라보던 모르간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모르간트 : …반지를 회수하지 못했군.

상관없다. 오히려 더 잘 됐을지도.

 

(발소리와 함께 모르간트의 뒷모습이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스토리 고요의 습격 완료)

(지혜의 우물 스토리로 이어짐)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