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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낌새 스토리에서 이어짐)

 

 

# 로체스트 로나운 성채

 

(켈시나 산을 내려왔을 무렵 하늘은 어느새 어두워지고 있었다.)

 

세르하 : …….

 

브린 : 세르하. 여전히 마음이 쓰입니까?

 

세르하 : 네? 아, 아뇨.

…….

…아닌 게 아니네요. 맞아요. 브린 님. 산에 두고 온 분들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브린 : …다 각오하고 시작한 일 아닙니까.

…….

각오한다고 해서 죽음이 익숙해지는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세르하 : 네….

 

(세르하가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세르하 : 메르 님…. 신관의 역할이란 무엇일까요?

 

메르 : 신관의 역할?

 

세르하 : 네.

 

메르 : 글쎄… 정확히 어떤 걸 묻는 건지 모르겠지만 신관은 영웅이 신의 힘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

모리안과 키홀을 만났을 때 두 신의 힘을 조금씩 나눠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존재니까….

 

세르하 : 그 말은 루 라바다 님의 말씀대로라면… 영웅이 신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로군요?

 

메르 : 그렇지….

 

세르하 : 하지만 지금에 와선 모리안 님은 사라지고 키홀 님도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죠.

신성을 나눠 줄 두 분이 사라져 버린 지금, 신관인 저는 뭘 할 수 있을까요.

 

브린 : 세르하 양은 누아자의 계시를 전해주지 않았습니까.

누아자의 메신저로서 충분히 이 여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세르하 : 그런…가요. 하지만… 그 후로 꽤 오랜 기간 누아자 님의 새로운 계시는 듣지 못했는걸요.

그건… 제가 신관으로서의 힘이 약하기 때문일까요?

플레이어 님도 클라우 솔라스의 힘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고… 모두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데….

저만 신관으로 해야 할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메르 : 그렇게 생각할 거 없어. 세르하.

 

브린 : 그렇습니다. 모두 각자의 책임이 있는 것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보기에 세르하 양은 충분히 그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마음이 무거운 게 당연한 겁니다. 누구 하나의 힘으로 해결 가능한 사태가 아니지 않습니까.

 

세르하 : …….

고마워요. 브린 님.

 

브린 : …….

 

(이후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아무 말 없이 길을 따라 걸었다.)

 

브린 : 자, 슬슬 도착한 것 같군요. 저기 보이는 저곳입니다. 오늘은 이만하고 숙영을 준비하는 게 좋겠군요.

구름의 움직임이 빨라졌습니다. 보아하니 밤새 안개라도 낄 것 같군요.

 

…….

….

 

(그날 밤. 나는 잠자리에 들지 못한 채 숙영지에서 나와 바람을 쐬고 있었다.)

 

브린 : 플레이어와 저를 끌어들인 건 우리가 카르마뉴군을 돕지 못하도록 발을 묶어두려던 속셈이었습니다.

메르 : 대체 왜… 이웨카에서 카르마뉴군을 노린 거지?

브린 : 저도 도통 모르겠습니다.

 

(왜…. 왜 저들은 아무 관련도 없는 카르마뉴의 병사들을 죽인 걸까.)

 

탈티아 : 자신보다 강한 인간의 말에 조종당하고… 감정에 조종당하고….
불완전한 교리에 조종당하고… 불완전한 신에 조종당하는….
영혼을 독차지하고서도… 결국은 불완전한 존재일 뿐인 생명체들.
그런 의미에서 너희야말로 정말 꼭두각시지.

 

(꼭두각시…. 마녀 탈티아는 우리가 꼭두각시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은… 지금도 우리는 누군가의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걸까.)

 

부스럭.

 

(?!)

 

세르하 : 여기…. 계셨군요.

 

[세르하?]

 

(갑작스러운 인기척과 함께 세르하가 나타났다.)

 

세르하 : 잠자리에 들려고 누웠는데… 아무래도 잠이 오지 않아서 말이죠.

 

(세르하가 곁으로 다가왔다.)

 

세르하 : 플레이어 님도 잠이 오지 않으시나요?

 

[그렇다.]

 

세르하 : 역시 그랬군요. 후후.

…….

…밤안개 탓일까요? 어딘지 먹먹한 기분이 드는 밤이네요.

 

(그렇게 말하곤 세르하는 어색한 듯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잠시 후.)

 

세르하 : 플레이어 님과는 종군 무녀로서 출정하던 그날부터 계속 함께였네요.

새삼 그 후로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거 같아요. 함께 원정을 가고, 지하 도시에 떨어지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세르하가 지난 일들을 하나둘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

….

 

세르하 : 돌이켜 보면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들도 많았어요. …많은 분이 절 도와주셨죠.

사실 제가 지금 여기 있을 수 있는 건… 그 모든 분이 도와주신 덕인 거예요.

그래서 그런 걸까요.

…….

제가 신관으로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건요….

 

[부족하지 않다.]

 

세르하 : …….

저는 믿어요. 설령 제가 신관으로서는 자격 미달일지라도… 전 누구보다 플레이어 님을 믿어요.

플레이어 님이 진정한 영웅이시리라 믿어요.

 

[고마워.]

 

세르하 : …….

슬슬 들어가야겠네요.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세르하가 인사를 마치고 내 앞을 가로질러 숙영지로 돌아가려 했다.)

(그 순간.)

 

(어디선가 아무런 기척도 없이 한 여성의 그림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예상치 못한 등장이었다.)

(그림자가 내뿜는 살기는 내가 아닌 세르하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다급하게 세르하의 팔을 잡아끌었다.)

 

세르하 : 플레이어 님?!

 

(어둠 속에서 그림자의 칼날이 세르하를 향해 쇄도했다.)

 

(늦었다고 생각한 순간 그 칼날을 막아선 건 예상치 못한 인물이었다.)

 

세르하 : 당신은?!

 

[네베레스!]

 

네베레스 : 흥. 제 사람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군. 지켜보고 있길 다행이군.

 

세르하 : 가, 감사합니다. 네베레스 님.

 

(세르하는 다크나이트의 모습을 한 네베레스를 놀란 표정으로 바라봤다.)

 

네베레스 : 사슬낫을 쓰는 암살자라. 들어본 적이 있군. 미아하의 사람인가?

 

? : 칫…. 이런 게 있을 거란 말은 없었는데….

 

브린 : 플레이어! 무슨 일입니까! 방금 그 소리는?!

 

메르 : 플레이어!

 

? : …우글우글 모여드는군.

 

(세르하를 노리던 여자가 자리에서 도망치려 했다.)

 

네베레스 : 흥. 도망치게 둘 것 같나!

 

브린 : 네, 네베레스?!

플레이어? 대체 무슨 일입니까?

아니, 우선 두 사람의 뒤를 쫓도록 하죠! 설명은 나중에 듣겠습니다!

 

 

(스토리 밤안개 완료)

(으스름달 아래서 스토리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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