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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인도자 스토리에서 이어짐)

 

 

# '광휘의 루' 전투 진행 중

 

 

# '광휘의 루' 전투 완수 후

 

(루 라바다와의 싸움은 호각으로 끝이 났다.)

 

브린 : 괜찮습니까? 플레이어.

 

[괜찮다.]

 

스피노스 : 왜 그만두신 겁니까? 그를 봐주시는 겁니까? 빛의 인도자께서 온 힘을 다하면 저런 거짓 영웅 따윈….

 

: 내가 봐주기라도 했다는 것인가? 그런 게 아니야. 스피노스. 퇴락한 신의 힘이란 것이 아직 이 정도일 뿐이지.

 

메르 : 루…. 방금 그 힘은….

 

브린 : 빛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 그리고 그 모습.

 

[팔라딘]

 

스피노스 : 크크크… 팔라딘이라고 했습니까. 안타깝군요, 미망에 빠진 자들의 안목이란.

인도자의 진신을 보고도 그런 이미테이션 밖에 떠올리지 못하다니.

 

[이미테이션?]

 

스피노스 : 그렇습니다. 그대들이 말하는 팔라딘이라 하는 것은 결국 빛의 인도자를 흉내 낸 아류일 뿐.

여기 빛의 신 팔라라야말로 최초의 팔라딘이시지요.

 

[!]

 

메르 : 팔라라라고…!

…….

…루…. 너만은…. 너만은…. 신 따윈 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스피노스 : 스스로 신성을 버린 당신이라면 이해하지 못하겠지요.

세상을 위해 진정한 힘을 갈망한 이 빛의 인도자의 결정이 얼마나 힘든 선택이었는지를.

 

브린 : 그 힘이라면 다가올 전쟁에서도….

우린 당신의 힘이 필요합니다.

 

: …….

 

세르하 : 도와주세요, 루 라바다 님. 저는… 당신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세상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누아자께서는 이웨카의 신들을 저지하기 위해선 또 다른 한 명의 영웅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억지이고 일방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영웅이라는 건… 그런 억지도, 무엇에도 연연하지 않고 위대한 희생을 치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전 영웅이란 다른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자라고 하셨잖아요?

여기 루 라바다 님에게 기대를 걸고 쫓아온 사람들이 있어요. 외면하시지 말아 주세요.

 

스피노스 : 듣지 마십시오, 빛의 인도자시여. 당신께서는 새 시대의 빛이 되어야 할 분입니다.

모리안을 대신해 인간들의 새로운 신이 되실 분이란 말입니다. 저들과 가까이하셔서는 안 됩니다.

 

: …….

걱정할 것 없다. 어차피 저들과 함께할 생각 따윈 없으니.

 

메르 : 루!

 

: 아버지의 잘못이 아닙니다. 저는 다시 한번 영웅의 길을 걸어나갈 뿐이니까요.

 

메르 : 영웅의 길을?

 

: 네. 하지만 이제 저의 길에는 아버지의 인도도, 프라가라흐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같은 일을 반복해봤자 또다시 같은 역사의 흐름이 되풀이될 뿐. 그런 것은 저기 있는….

아버지의 인도도, 프라가라흐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 번의 실패로 좌절하고 있는 플레이어에게 어울리지요.

저는 제 식대로 새로운 길을 걸어나갈 것입니다. 이 순환의 역사를 끊어버리기 위해서.

 

메르 : …그렇다면 왜 우리와 함께하지 않는 거야?

 

: 저는 저의 신념대로 움직일 따름입니다. 구시대의 자취와 함께 걸어갈 필요는 없지요.

 

메르 : …….

 

: 플레이어. 나는…. 마지막 영웅이 될 수 없다면 그건 망령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죽음에서 깨어났을 때 내 안에는 절망뿐이었지. 더 이상 남겨진 길은 없다고 생각했다. 너 또한 마찬가지겠지.

실패란 본래 그런 것. 우리 눈을 가리고 남겨진 빛을 보지 못하게 하지.

지금은 모든 것이 어둡게 보이겠지만… 네게도 새로운 길이 남아 있을 것이다.

내게도 여기 이 스피노스가 남아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었듯이 말이다.

 

스피노스 : 빛의 인도자시여. 지금 그에게 쓸데없는 희망을 주고 계십니다.

 

: 어떤가. 이게 나의 방식이라면 방식일 테지. 이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다시 만날 날도 오겠지. 안녕히.

 

(루와 스피노스가 멀어져 간다.)

 

스피노스 :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당신께서는 매사에 너무 관대하십니다. 지금 저들을 보내주면….

 

메르 : 루….

 

브린 : 팔라라라면…. …태양빛을 신격화한 존재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여신 신앙에 밀려난 또 다른 신의 이름이었다니.

특별히 여신 신앙에 경도된 것은 아니었지만 실존하는 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니 기분이 묘하군요.

 

메르 : …….

 

브린 : …어떻습니까, 메르. 플레이어도 마찬가지로 모든 게 끝나고 나면 신이 되는 겁니까?

 

메르 : 그건… 나도 알 수가 없어.

 

브린 : 그래요, 그렇겠지요. 지금으로선 그 대답이 차라리 낫군요. 운명이란 말은 이제 신물이 나니까요.

 

[…….]

 

브린 : 어찌 됐든 전대 영웅과의 협상은 결렬이군요. 저토록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니 당분간은 설득이 힘들겠습니다.

…돌아갑시다. 베르베로.

 

 

(스토리 두 사람의 영웅 완료)

(로체스트로 스토리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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