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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이들: 지키던 자 스토리에서 이어짐)

 

 

# 콜헨 여관

 

(아무도…. 두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결국 아무도… 구하지 못한 것일까….)

 

세르하 : 안녕하세요. 또 뵙게 되었네요. 플레이어 님이라고 하셨던가요?

…….

어딘지 슬픈 눈을 하고 계시네요…. 가슴 아픈 일이라도 있었나요?

 

[그렇다.]

 

세르하 : 그렇다면 플레이어 님은 따뜻한 분이시군요. 마음이 따뜻한 분일수록 슬픔도 크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제례를 하다 보면 슬픔에 빠진 사람들의 얼굴을 자주 보게 되거든요.

슬픔은 누구에게나 크고 무겁지만…. 저는 그 순간을 이겨낼 용기가 필요할 뿐이라고 생각해요.

 

[…고맙다.]

 

세르하 : 후후, 그러고 보니 제게 슬픔을 이겨 낼 좋은 방법이 있어요. 잠을 자고 일어나 보면 어떨까요?

이건 비밀인데요. 저는 마음이 답답할 때는 낮잠을 자거든요.

자고 일어나면 답답했던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질 거예요.

 

[알았다.]

 

세르하 : 잘 생각하셨어요. 슬픈 기억이 모두 사라지기를 기도할게요.

 

(방으로 향했다.)

 

….

…….

……….

 

(어쩐지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다.)

 

(눈을 떠보니 알 수 없는 곳이다.)

(키홀과 티이…. 하이데에서 목격했던 광경이다. 이곳은 대체…?)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 : 운명은…. 바꿀 수 없다….

 

[누구?]

 

목소리 : 이것은…. 운명의 전조….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결정된 운명의 조각….

하지만…. 바꿀 수 없다 해도….

 

(목소리가 점차 멀어진다. 통로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마렉? : 왜 다들 기사가 되겠다고 떠나가는 거야? 드디어 믿을만한 동료가 생겼다고 생각했더니….

플레이어 녀석도 결국… 카단과 다를 바 없어.

 

목소리 : 네가 본 것은…. 단면에 불과하다….

 

(마렉의 모습을 한 환영이 사라졌다.)

 

아이단? : 기사단도…. 법황청도…. 제멋대로…. 용병이란 그들의 수족에 불과한 것인가.

결국 또…. 아무도 지킬 수 없는 것인가.

 

목소리 : 운명은…. 여러 얼굴을 하고 있다….

 

(아이단의 모습을 한 환영이 사라졌다.)

 

케아라? : 나는 후방 지원 업무에 불과하잖아. 전투에는 따라가지 않는 비전투 요원인걸….

다른 동료들의 죽음에…. 내 책임은 없어.

 

목소리 : 너는…. 알아야만 한다….

 

(케아라의 모습을 한 환영이 사라졌다.)

 

앨리스? : 왕국 기사단이 거짓을 말했을 리가 없습니다. 아율른은 마족에 의해 함락된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는 대체 무엇을 위해….

 

목소리 : 그들의…. 진정한 의도….

 

(앨리스의 모습을 한 환영이 사라졌다.)

 

드윈? : 기사란 사명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어야만 한다.

때로는 그 사명이 우리를 죽음으로 내몰테지만. 그 죽음 또한 다가올 낙원을 위해 바쳐지겠지.

 

목소리 : 네가 가진 건…. 반쪽짜리 진실….

 

(드윈의 모습을 한 환영이 사라졌다.)

 

루더렉? : 인간이란 본디 아둔한 존재이다. 마땅한 자가 대신 생각해 줘야만 하지.

그래서 절대적인 명령과 통제가 필요한 것이야.

 

목소리 : 운명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루더렉의 모습을 한 환영이 사라졌다.)

 

네베레스? : 조용히 침묵으로써 무녀님을 지켜야만 한다. 우리의 존재가 노출될수록 위협 또한 커질 터.

그런데도 놀엔 님께서는…. 그 자를 구하라 명하시는가.

 

목소리 :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

 

(네베레스의 모습을 한 환영이 사라졌다.)

 

카단? : 티이를…. 떠나지 않았어야 했어. 나 대신 기사단장을 맡아줄 사람쯤 얼마든지 있었을 텐데….

내가…. 망친 거야…. 티이도…. 이 세계도….

 

목소리 : 붕괴가…. 머지않았다….

 

(카단의 모습을 한 환영이 사라졌다.)

 

티이? : …….

…….

저 문이 보이시나요?

 

티이? : 저 문 뒤에는 운명의 또 다른 얼굴이 있어요. 저 문을 넘어서는 순간…. 모든 것은 과거가 되어 사라질 거예요.

하지만 운명은 또다시 반복되겠죠. 이미 결정된 운명은 바꿀 수 없어요.

그래도…. 저 문을 통과하실 건가요?

 

목소리 : 각오는 되었는가…?

 

[그렇다.]

 

목소리 : 그렇다면….

 

티이? : 당신을 위해 길을 열어드리죠.

 

목소리 : 운명의 나선을 따라…. 너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티이? : 운명은 반복될지라도…. 당신의 선택은 반복되지 않기를….

 

 

# 콜헨 여관

 

티이 : 어서 오세요. 반가운 분이 오셨네요.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티이?!]

 

티이 : 예, 저예요. 굉장히 놀라신 표정이신걸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나요?

 

(갑자기 무엇인가 북받쳐 올랐다.)

(나도 모르게 티이의 손을 붙잡고 말없이 서 있었다.)

 

티이 : 저어… 플레이어 님?

 

에른와스 : 어이쿠, 플레이어 님.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혹시 또 어디 위험한 곳에 출정이라도 가시는지….

 

[기뻐서 그렇다.]

 

에른와스 : 아아, 그러고 보니 기쁜 소식이 있었지요.

거대한 놀을 쓰러뜨리고 용병단의 베테랑 대원으로 정식 발령이 나셨다던데. 저도 축하드립니다.

 

[…?]

 

티이 : 어머, 베테랑 대원으로요? 굉장해요, 벌써 베테랑 대원이시라니.

마렉도 베테랑 대원으로 인정받았을 때 뛸 듯이 기뻐했었어요.

베테랑 대원이 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구요. 입단하신지 얼마 되지 않으셨는데 정말 대단하세요.

 

에른와스 : 축하를 하는 의미에서 조촐하게 파티라도 준비하는 게 어떨까 싶군요.

종탑에서 티이를 구해주신 보답도 제대로 못 해드렸고.

 

(에른와스와 티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야기의 화제로 보건대…. 아무래도 지금의 상황은 용병단의 초기 시점으로 되돌아와있는 것 같다.)

 

(분명히 티이는 여신으로 각성했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모두는 티이에 대한 기억을 잃었다.)

(사람들은 나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대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에른와스가 나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처럼 대하는 건 여전하지만…. 티이가 아직 있다.)

(아무래도 조금 전, 빛의 문을 열고 나온 것을 계기로 시간이 되돌려진 듯하다.)

 

(이제 난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이대로 또다시 용병단의 일원으로서 활동해야 하는 것일까?)

(또다시 목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 : 모르반….

그곳에서 운명의 돌을…. …만 한다.

 

[…모르반?]

 

에른와스 : 그래서 말입니다만, 플레이어 님. 초대할 분은 용병단 분들 말고 더 있을까요?

 

[…모르반]

 

에른와스 : 모르반? 모르반 마을 사람들을 초대한다는 말씀이십니까?

 

[모르반을 아세요?]

 

에른와스 : 네, 알고 있습니다. 자세히는 아니지만요.

예전에 아네스트 씨가 모르반에서 머물렀다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파티는….

어이쿠, 저런. 나중에 하시겠습니까?

 

티이 : 저런, 아쉽네요.

뭔가, 다급한 표정이세요. 다녀오세요.

 

 

(스토리 또다른 시작 완료)

(모르반으로 가는 길 스토리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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