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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보상

: 경험치 3,540,000

: 골드 57,000


 

(믿음이 남긴 것 스토리에서 이어짐)

 

 

# 로체스트 로나운 성채

 

(동맹군 본대 왕성.)

 

세르하 : 밀레드, 날 알아보겠나요?

 

밀레드 : …모르반에 키안 형과 같이 왔던 무녀 누나…?

 

키안 : 돌아왔구나, 밀레드. 아니, 이제 국왕 폐하라고 해야 할까…?

 

밀레드 : …키안 형……. 난…….

 

(밀레드는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키안 : …그런 표정 짓지 마, 밀레드.

나를 기억하고 형이라고 불러주는 네가 돌아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니까 말이야.

…….

 

(키안은 고개 숙인 밀레드의 어깨를 토닥였다.)

 

밀레드 : …….

 

세르하 : 깊은 꿈속에서 누아자 님의 따스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그리고 저에게 수많은 기억의 파편들을 건네주셨죠. 거기에는 밀레드와 재회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이건 분명…….

 

브린 : 아무래도 미래시 같군요.

 

[미래시?]

 

브린 : 미래를 본 것 같다는 말입니다. 그녀가 되찾은 기억들 중에는 미래가 섞여 있다는 말이죠.

…물론 하나의 가정입니다.

 

세르하 : …무척이나 혼란스러워요. 뭔가 제 기억이 아닌 게 섞여 있는 것만은 분명해요.

하지만… 지금의 저는 그것을 구분조차 할 수 없어요.

 

메르 : 누아자의 계시가 온전치 않다는 뜻이겠지. 어쩌면 발로르를 봉인하느라 그 힘이 약해진 탓일 수도 있어.

파편화된 기억을 분류하고 조립하는 건 오직 세르하, 너의 몫일 수도 있다는 뜻이야.

 

세르하 : 그, 그런….

 

브린 : 그렇게 해서라도 미래를 알 수 있다면 아군으로선 커다란 전력을 얻은 셈입니다.

미래시를 바탕으로 더욱 치밀한 계획을 세울 수 있겠죠.

…뭡니까? 플레이어. 그 표정은…?

뭐…, 알겠습니다. 세르하 양. 실언에 사과드리죠. 미안합니다.

 

세르하 : 네? 아, 아니에요. 사과하실 필요까지는….

 

브린 : …이제 됐습니까? 플레이어?

 

[그렇다.]

 

세르하 : 휴….

 

(세르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루더렉과 아하센 영주가 바쁜 발걸음으로 막사의 문을 걷으며 들어왔다.)

 

루더렉 : 돌아왔나, 플레이어?

음…?

 

(루더렉은 밀레드를 발견하고 흠칫했다.)

 

루더렉 : 신 루더렉, 국왕 폐하를 뵙습니다.

 

(루더렉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자 동행한 아하센 영주를 비롯한 수행원들이 하나같이 무릎을 꿇었다.)

 

케아라 : 마렉, 우리도 꿇어야 하는 거 아닐까…?

 

마렉 : 글쎄… 우리는 기사가 아니잖아?

 

밀레드 : 아… 그러니까… 루더렉 경. 아하센 영주. 모두들 고맙습니다.

하지만 내게 폐하라던가…. 필요 이상의 격식은 거두어 주세요. 난 그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밀레드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루더렉 : 그럴 수는 없습니다. 폐하께선 오직 하나뿐인 왕가의 적통이십니다. 부디 명을 거두어 주십시오.

 

밀레드 : …알겠습니다. 그만 일어나세요, 모두들.

 

루더렉 : 예, 폐하.

 

밀레드 : 그대들의 눈부신 성과를 익히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왕국의 안녕을 위해 힘을 보태어 주세요.

 

루더렉 : 명을 받들겠습니다.

 

(밀레드는 어깨를 천천히 기대며 장난 섞인 말투로 속삭였다.)

 

밀레드 : 휴, 플레이어. 어때? 괜찮아 보였어?

 

[그렇다.]

 

리엘 : 히히, 이제 왕다운 모습이 보이는구나, 소년 왕.

 

밀레드 : 고맙습니다. 리엘 님.

 

스피노스 : …….

 

(모두가 승전에 기뻐하며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키안 : 그런데, 세르하 님.

 

세르하 : 네.

 

키안 : 밀레드를 기억하신다는 건…. 혹시 기억이 돌아온 겁니까?

 

세르하 : …잘 모르겠어요.

꿈에서 분명 누아자 님의 따스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그리고 저에게 수많은 기억의 조각들을 건네주셨죠.

그중엔 분명 흰고래 여관의 창가로 은은히 들려오는 파도 소리도 있었고 밀레드키안 님도 있었어요.

 

키안 : …….

 

(키안은 감격에 젖은 듯 말을 잇지 못했다.)

 

키안 : …그거면 충분합니다.

 

[눈물?]

 

키안 : 아, 아닙니다. 그저 잠시 눈에 뭐가 들어갔나 봅니다.

…제가 뭘 위해 거짓말 따위를 하겠습니까? 그냥 좀 믿으십시오.

 

세르하 : …….

 

(세르하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지켜봤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 조용히 막사 안으로 들어온 근위병은 루더렉에게 작게 속삭였다.)

 

근위병 : 총사령관님, 첩보를 나갔던 여자가 복귀했습니다. 뵙기를 청하는데 어찌할까요?

 

루더렉 : …뭔가를 발견한 모양이로군. 플레이어, 함께 가겠나?

 

[알겠다.]

 

(루더렉과 함께 막사를 나선다.)

 

…….

…….

 

(거대한 첨탑, 시에테가 팔짱을 낀 채 벽에 기대고 있었다.)

 

루더렉 : 보급대의 행방을 찾았나?

 

시에테 : 보급대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어.

 

루더렉 : 흠….

 

시에테 : 그보다……. 내가 무엇을 봤는지 알아?

 

루더렉 : 뜸 들이지 말고 말하라.

 

시에테 : 알겠어. 마족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루더렉 : 심상치 않다라…. 대체 무엇이…?

 

시에테 : 그동안 텅 비어있던 거점이나 요새마다 마족들이 진을 치고 있어.

아주 물 샐 틈이 없는 경계 태세라서 도저히 지나갈 방법이 없었어.

 

루더렉 : 마족이…?

 

브린 : 플레이어. 이상하지 않습니까? 마족의 군대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집단행동을 한다니 말입니다.

 

[마족군 규합]

 

브린 : …분명 키홀이 그런 말을 하긴 했지요. 하지만 각 거점을 점령하는 것과는 무슨 관련일까요?

 

루더렉 : 자네의 말은 마족이 우리의 편에 서지 않으려 한다는 건가?

 

브린 : 그건 아니지만 한데 모아야 할 병력을 오히려 사방으로 퍼뜨린다는 게 자연스럽지는 않지요.

 

리엘 : 그거뿐이겠어? 그 시뻘건 마법이 왕성 방향으로 가는 걸 분명히 봤는데 아무 일이 없지!

그렇다면 왕성은 눈속임일 뿐. 또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이야기 아니겠어?

 

루더렉 : 마법…?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겠나?

 

(루더렉에게 에녹의 최후와 마법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루더렉 : …확실히 그 붉은 마법을 본 보초들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불안에 떨고 있지.

대체 그자가 사용한 마법이 뭐지…?

 

브린 : 지금으로선 알 수 없습니다.

상대가 에녹이었으니 분명 이름에 걸맞은 추잡스러운 짓을 저질렀을 거라는 건 짐작하겠지만요.

아직 그 어떤 실마리도 없는 상태입니다. 총사령관께선 병사들의 상태를 잘 체크해 주십시오.

 

루더렉 : 알겠네.

 

세르하 : 아…….

 

세르하 : 이, 이건….

아, 안돼……!!

 

키안 : 세르하 님…? 괜찮으십니까?

 

세르하 : 잠깐만요. 저… 기억의 파편 중 일부가 떠올랐어요.

 

[자세히 묻는다.]

 

세르하 : …붉은 하늘…. 그 아래로는….

수많은… 마족들의 시체가 있어요.

 

(세르하는 떠올리기 괴로운 듯 두 눈을 가렸다.)

 

메르 : 세르하가 본 것이 미래라면….

 

브린 : …꾸물거릴 시간이 없겠군요.

하지만 그 장소가 어디일까요? 짚이는 데가 있습니까? 세르하 양?

 

(세르하는 좌우로 고개를 저었다.)

 

세르하 : …….

 

[베르베]

 

메르 : 베르베 주민들과 의논이라…. 어쩌면 그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겠네.

마족의 정보는 그들을 통하는 게 가장 빠르고 정확할 테니 말이야.

 

루더렉 : 그렇다면 사람을 뽑아 그들에게 보내겠네. 물론 포위된 왕성을 빠져나가는 게 쉽진 않겠지만 말일세.

 

[직접 가겠다.]

 

루더렉 : …자네가 직접?

 

[그렇다.]

 

루더렉 : …알겠네, 지금으로선 자네를 믿고 맡기는 수밖에 없겠군.

 

세르하 : 저도 함께 가게 해주세요. 플레이어 님. 어쩌면 제가 본 것들이…,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메르 : 그 말에는 동의하지만 위험할지도 몰라.

안 그래? 플레이어?

 

[맞다.]

 

키안 : 그렇다면 제가 세르하 님을 지키겠습니다. 플레이어, 어떻습니까?

 

세르하 : 키안 님….

 

[알았다.]

 

밀레드 : 그럼 예전처럼 다시 모험을 할 수 있는 건가? 나도 함께 갈게. 플레이어.

 

[곤란하다.]

 

브린 : 밀레드, 당신은 더 이상 사고뭉치 밀레드가 아닌 일국의 왕입니다.

당신이 이곳에 있어야만 생기는 전략적 이점을 망각해선 곤란합니다.

 

밀레드 : 브린….

 

리엘 : 소년 왕아. 아쉽지? 물론 아쉽겠지. 하지만 말이다. 네가 왕관을 쓴 순간부터 이건 정해진 거야.

얼핏 보면 여기 갑옷을 입은 자들이 널 지키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네가 이들을 지키는 게지.

 

루더렉 : …….

 

근위병 : …….

 

리엘 :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밀레드 : …네, 명심할게요. 리엘 님.

 

리엘 : 그나저나 재밌을 거 같지 않아? 우리도 함께 갈까? 어때? 스피노스?

 

스피노스 : …우린 여기서 빛의 인도자를 기다려야 한다. 우리의 임무를 잊은 건 아니겠지? 리엘.

 

리엘 : 잠깐, 여기서 를 기다린다라? 그가 안전하다는 건 어디서 들은 거야? 너 혹시….

 

스피노스 : …무, 무슨 소릴 하는 거냐!

그분은 위대한 팔라라의 현신! 그런 분께서 미천한 자들에게 당할 리가 없지 않은가?

 

리엘 : 히히히, 그랬구나. 난 또 네가 어디서 이상한 소릴 주워듣고 온 줄 알았지 뭐야.

 

스피노스 : …….

 

리엘 : 제자야, 들었지? 우린 아무래도 이곳에 있어야 할 것 같다. 함께 가면 재밌을 텐데 말이야….

 

브린 : …오히려 잘 됐습니다. 스승님, 그리고 스피노스. 부탁이 있습니다.

 

리엘 : 응? 부탁? 무슨 부탁? 지금 늙은이들을 부려 먹겠다는 거야?

 

브린 : 아무래도 왕성 쪽도 신경이 쓰여서 말입니다. 지금 당장이야 아무 일 없을 수 있지만 말입니다….

 

리엘 : 그 일이라면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제자야. 나도, 스피노스도 심심하지 않고 오히려 잘 됐지 뭐.

그렇지? 스피노스?

 

스피노스 : …….

 

루더렉 : 왕성의 수비는 걱정하지 말게. 남은 사람들이 반드시 지켜낼 것이니.

 

 

(스토리 수상한 움직임 완료)

(봉쇄령 스토리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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