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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톤 대교 스토리에서 이어짐)

 

 

# 로체스트 로나운 성채

 

(라다톤 대교 인근.)

 

(당신은 일행과 함께 순례길을 향해 발길을 서두르고 있다. 메르의 표정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메르 : …루더렉이 우리가 실패했다는 걸 깨달았을까?

 

브린 : 본군 쪽에선 시간상 아직 확신하지 못할 겁니다.

그리고 양동 작전이 실패했다는 걸 알아도…. 총사령관 입장에선 퇴각 명령을 내릴 수 없겠죠.

동맹군 전군이 모여 벌이는 첫 대규모 합전입니다. 장소가 장소니 만큼 실질적 명분도 걸려 있죠.

여기서 밀리면 다음이 없습니다. 아마 모두가 사력을 다해 싸우고 있을 겁니다.

 

메르 : 서두르는 수밖에 없겠네. 부디 모두가 무사하길….

 

브린 : 클레르 사도와 루더렉 사령관이 있는 한…. 수세에 몰릴 정도는 아닐 테죠.

하지만…. 불안한 건 저도 사실입니다. 서두릅시다.

 

…….

…….

 

(한편, 그 시각 대륙 동부에 위치한 안개 숲 어딘가.)

 

(루 라바다와 그 일행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리엘이 새로운 증폭의 표식을 발견했다.)

(표식에 관심을 보이는 리엘과 루 라바다와는 달리 스피노스는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어떤가, 로센리엔? 이번에도 동일한 표식인가?

 

리엘 : 응. 히히. 이것도 같은 표식이야.

 

: 그런가, 이걸로 세 개째로군. 당신이 보기엔 얼마나 더 있을 거 같나?

 

리엘 : 우리보다 앞서 움직이고 있었으니 넷 아니면 다섯 이상이겠지.

 

: 다섯이라…. 표식을 만든 자의 신원에 대해서는 알게 된 게 있나?

 

리엘 : 몰라. 히히. 여전히 불명이야. 누군지 몰라도 아주 신중해. 숨바꼭질 선수야. 절대 흔적을 남기지 않아. 히히.

하지만 이 정도로 흔적을 안 남긴다는 건 그 자체로 단서지.

 

: 무슨 뜻이지?

 

리엘 : 적어도 인간이나 마족은 아닐 거야. 히히.

만약 그렇다면 숲을 통과하면서 이렇게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을 수 없어.

우리가 쫓는 건 형체가 없는 녀석이야. 뱀파이어? 스펙터? 리치? 잡고 보면 알겠지. 히히.

 

: 그렇군.

 

리엘 : 사실 그보다 중요한 건 표식이 이걸로 세 개째라는 거야.

세 개나 되면 이제 측량법을 대입해 볼 수 있거든. 히히.

 

: 그 말은?

 

리엘 : 이 친구가 다음엔 어디로 향할지 예측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야.

 

: …역시 대마법사 로센리엔답군.

좋아. 다음 목적지는 당신에게 맡기도록 하지.

 

리엘 : 히히. 그래.

 

(리엘이 나뭇가지를 하나 주워들고 흙바닥에 지도를 끄적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스피노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스피노스 : 빛의 인도자시여. 다시 한번 진언 드리지만 이건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이제 슬슬 돌아가시면 어떻습니까? 봉인이 풀리고 적들이 당도할 때가 머지않았습니다.

늦기 전에 빛의 사당을 찾아 각성만이라도 마치셔야 합니다. 시기가 늦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리엘 : 쟤는 뭐만 하면 시간 낭비, 시간 낭비 시끄러워 죽겠어….

머리 아픈데 좀 조용히 해. 붕대 친구야.

 

스피노스 : 리엘…!

 

(스피노스가 못마땅한 듯 쏘아붙이려다 콜록콜록 기침 소리를 내었다.)

 

리엘 : 히히, 쌤통이다.

이 어리석은 친구야. 산다는 건 원래 시간 낭비야. 너나 나나 벌써 수백 년을 살아왔잖아. 그걸 벌써 잊은 거야? 히히.

그 긴 시간 동안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우리는 낭비를 말할 자격이 없어.

필멸자의 길을 걷겠다더니 마지막 순간에 돌아와 놓고선…. 책임은 옛 친구가 다 짊어지게 하고.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쓸지는 우리의 옛 친구한테 맡기란 말이야. 히히.

 

: 필멸자의 길? 그건 무슨 이야기지? 들어본 적 없군.

 

스피노스 : …리엘, 또 쓸데없는 이야기를.

 

리엘 : 히히. 역시 이야기한 적 없나 보군. 항상 자기한테 불리한 건 꼭꼭 숨겨둔다니까.

 

: ?

 

스피노스 : 숨기다니!

절대 아닙니다! 빛의 인도자시여!

 

리엘 : 이렇게 된 거 네 입으로 이야기해. 히히. 난 이걸 좀 마무리할 테니까.

 

(루의 시선이 스피노스를 향했다. 스피노스가 그 시선에 고개를 떨궜다.)

 

스피노스 : …어쩔 수 없군요.

루…. 아니, 빛의 인도자시여. 당신께서 봉인 속에 잠들고 난 후 남겨진 우리는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스피노스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스피노스 : 모리안은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줬습니다.

영생을 얻어 세상의 섭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지켜볼지…. 필멸자로 남아 본래의 세계로 돌아갈지 말입니다.

…그때. 리엘은 영생의 길을 선택했고…. 저는 필멸자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제겐…. 돌아갈 땅과 돌아갈 가족이 있었으니까요.

여신과 마신이 악룡을 봉인하고 잠들었을 때
영웅의 인도자 마나난은 스러져가는 광명의 루에게 맹세하였다.
이것이 모든 것의 끝이며 그대가 마지막 영웅임을.

그는 자신의 날개를 자르고 광명의 루와 프라가라흐를 낙원에 영원히 잠들게 하였다.
그리하여 신성을 잃은 신은 날개를 잃고 인간이 되었도다.

허나 이 땅에 마지막 남은 신, 분쟁의 여신도 잠들고 약속은 희미해지니
영웅의 이름 또한 잊혀졌다.

신관은 필멸자의 길을, 마법사는 영생의 길을 택하였으니
이것이 이 영웅담의 종막이로다.

 

스피노스 : 저는 대륙을 떠나 제 고향으로 향했습니다. 긴 여로였지만 모두가 절 기다리고 있을 거라 기대했죠.

하지만 그곳에서 절 기다리고 있던 건…. 절망뿐이었습니다.

제가 고향이 도착했을 땐 모든 것이 사라진 후였습니다.

조국은 모래가 되어 사라지고 제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조차 없었지요.

모래가 되어 버린 그곳을 저는 한없이 걸었습니다.

어딘가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돌아갈 곳이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돌아갈 곳이 없다면…. 목숨을 내던지리라 생각했습니다.

…….

하지만 길은 끝없이 이어졌고…. 마침내 저는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온몸이 탈진되어 바닥에 쓰러졌고…. 살갗이 모래 위에서 타오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

죽음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그 순간 목숨을 내던지겠다던 각오는 사라지고…. 어리석게도 저는 여신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저는 여신에게 애원했습니다. 이런 운명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국.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저는 선택을 번복한 겁니다.

 

: 그런 일이 있었나.

 

스피노스 : …….

 

리엘 : 그렇게 힘겹게 영생을 얻어 놓고…. 고작 한다는 게 친구를 신으로 만드는 거라니…. 쯧쯧.

 

(리엘이 흙바닥을 바라본 채 혀를 찼다.)

 

스피노스 : 모든 걸 잃은 내게도 더는 잃고 싶지 않은 게 있을 뿐이다!

 

리엘 : 흥. 멍청한 녀석.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떠올리기 전에…. 진작 날 찾아왔으면 좋았을 거 아냐.

 

스피노스 : …….

 

리엘 : 뒤늦게 나타나서 남의 시간은 잔뜩 낭비하게 해놓고 잘난 척 으르렁대지 말란 말이야. 히히.

 

: …스피노스.

 

스피노스 : 예. 빛의 인도자시여.

 

: 혹시…. 영생의 길을 선택한 걸 후회하고 있나?

 

스피노스 : 그렇지 않습니다. 그랬다면 제가 어떻게 당신을 다시 만났겠습니까?

이것만큼은…. 제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 그런가. 두 사람이 나를 기다린 세월이 얼마나 긴 세월이었을지…. 나로선 도저히 가늠되지 않는군.

 

리엘 : 난 너희를 기다린 건 아니지만 말이야. 히히.

그거 알아? 오히려 후회되는 건 나야. 그때 다른 걸 선택해서 끝냈어야 하는데.

결국 이 꼴을 또 보고 있으니. 내가 바보지, 히히.

 

(루가 쓴소리를 하는 리엘을 바라보며 익숙하다는 듯 웃었다.)

 

: 로센리엔. 당신들이 받았던 그 영생은 모리안의 신성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인데….

모리안의 신성이 사라진 지금도 이어지고 있나?

 

리엘 : 그럴 리가 없지. 약속한 사람이 없어졌는데 그 약속이 유효하겠어? …점차 희미해지고 있어. 히히.

애당초 그런 건 영생이라고 부를 만한 게 아니었지. 육신만 무한정 살려둔다고 그게 영생인가?

시간 속에서 마모되어 가는 건 육신만이 아닌 거야. 히히.

그리고. 세상이 불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데 영생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

 

: …난 두 사람이 치른 그 세월의 무게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금 두 사람이 곁에 있어 줘서 기쁘군.

 

스피노스 : …….

 

리엘 : 히히. 친구가 그렇게 말하니 마치 옛 시절로 돌아간 것 같네.

 

(루가 리엘을 따라 웃자 스피노스가 이제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 증폭의 표식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 로센리엔…! 표식에 변화가 생겼다.

 

(그 말에 리엘이 황급히 다가와 표식을 살펴본다.)

 

리엘 : 이건…. 위험한데…. 이런 방법을 쓸 거라곤 생각 못 했네.

 

(리엘이 다시 달려가 흙바닥에 그려 둔 지도를 바라본다.)

 

리엘 : 타라타잖아….

 

: ?

 

리엘 : 루. 지금 당장 타라타로 가보는 게 좋겠다.

 

: 내가? 지금 말인가?

 

리엘 : 그래. 잘 봐, 저기 개울로 이어지는 길이 보이지? 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안개 숲을 빠져나갈 수 있을 거야.

숲을 빠져나가고부턴 해가 지는 방향으로 나아가. 아마 거기서 큰일이 벌어지고 있을 거야.

 

: 대체 무슨 큰일을 말하는 거지?

 

리엘 : …누군가 표식을 이용해 세계를 넘어오려 하고 있어.

 

스피노스 : !

 

리엘 : 서두르지 않으면…. 세상이 불타 없어지는 건 당장 오늘일지도 몰라. 자, 어서. 늦기 전에….

나는 이 녀석과 표식을 제거한 후에 합류할 테니.

 

: 알았다. 그렇다면 로센리엔, 스피노스. 거기서 만나도록 하지.

 

(루가 리엘이 알려준 방향으로 향했다.)

 

스피노스 : 파, 팔라라시여!

리엘! 또 계획에 없던 일을….

 

리엘 : 너는 소리치지 말고 이거나 받아.

 

(리엘이 스피노스에게 마법 장치를 건넸다.)

 

리엘 : 자, 우리가 처음으로 표식을 발견했던 곳 기억나지?

넌 거기로 가서 있다가 그 장치가 신호를 울리면 표식을 제거해. 알겠지?

 

스피노스 : …리엘!

 

리엘 : 뭐해. 어서 출발하라고. 이제 정말 낭비할 시간이 없어.

 

('타라타 방면' 지역의 '레이드' 전투 완수)

 

…….

…….

 

(타라타 북문 근교.)

 

(이곳에서 루더렉이 이끄는 동맹군이 세자르가 이끄는 왕국군을 맞아 교전을 벌이고 있다.)

(왕국군은 근위 기사단과 왕국 기사단이 연합한 세력으로, 규모 면에서 동맹군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

 

루더렉 : 플레이어는…. 우군은 아직인가!

 

마렉 : 왜 오질 않는 거야, 그 녀석!

설마 대교에 남아 있던 잔여 병력에 당했다는 건 아니겠지?

 

클레르 : 그럴 리가 없습니다. 무슨 문제가 생겼을진 모르지만…. 플레이어가 당했을 리는 없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반드시 올 겁니다! 지금은 우선 버텨야 합니다!

 

…….

….

 

동맹군 병사 : 좌측 방향! 적 기병의 증원입니다!

 

루더렉 : 전군! 좌측에 증원이다! 위치를 고수하고 방어에 집중해라! 버텨야 한다!

 

(루더렉의 함성에 각 부대장이 부대원들에게 명령을 전파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루더렉이 클레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루더렉 : …클레르 사도.

 

클레르 : 예!

 

루더렉 : 적들에게 측면을 둘러싸이고 있다. 기병을 이용한 걸 보면 후미까지 노리고 들어오겠지.

 

클레르 : 전형적인 망치와 모루 작전이군요!

 

루더렉 : 그렇다. 이대로 있다가는 포위당해 진영이 무너지고 말 거야.

적 기병이 후미에 닿기 전에 정예를 몇 명 데려가 전방의 적들을 돌파해 주게. 가능하겠나?

 

클레르 : 포위망이 완성되기 전에 균열을 만들자는 말씀이군요. 물론입니다.

 

루더렉 : 음, 자네가 전방의 진영을 흐트러뜨리면 기세를 몰아 전 병력에 돌격을 명하도록 하지.

 

클레르 : 알겠습니다! 총사령관!

 

(명령을 받은 클레르가 일부 인원을 차출해 돌파 작전을 준비한다.)

 

…….

….

 

케아라 : 세르하! 이동해야 해!

 

세르하 : 네?

 

(부상병을 돌보고 있던 와중 세르하를 향해 케아라의 외침이 날아들었다.)

 

케아라 : 곧 이쪽으로도 기병이 들이닥칠 거야. 비전력 인원을 수습해서 전방으로 따라붙어야 해!

 

세르하 : …네! 어, 어떻게 하면 되죠?

 

케아라 : 필요한 걸 챙겨서 깃발이 있는 데로 가는 거야! 자, 어서!

 

세르하 : 네, 준비할게요!

 

케아라 : 자! 다른 인원들도 걸을 수 있는 인원은 모두 세르하를 따라가! 부축해 줄 사람이 필요하면 이야기하고!

 

(케아라가 세르하를 도와 사람들을 인솔했다.)

 

…….

….

 

(세르하가 부상병들과 함께 깃발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

….

 

(어느 틈엔가…. 전장에는 메마른 바람이 불고 있었다.)

 

…….

….

 

? : 후후후.

 

세르하 : ?!

 

(섬뜩한 느낌을 받은 세르하가 발걸음을 멈췄다.)

 

케아라 : ?

…왜 그래, 세르하?

 

(뒤따르던 케아라가 세르하의 안색을 살폈다. 세르하의 얼굴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얗게 질려있었다.)

 

세르하 : 저 앞에…. 누군가 있어요.

 

(일행이 향하는 길목 한가운데에 한 여성이 우뚝 서 있다.)

(여성이 천천히 세르하를 향해 다가왔다.)

 

브레스 : 이렇게 쉬울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두 세계를 잇는 단 하나의 접점인 누아자의 신관이…. 이렇게나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을 줄이야.

 

세르하 : 누아자 님의 이름을 어떻게…! 설마 당신은?!

 

케아라 : 뭐야, 새로운 적인가!

 

(케아라가 세르하를 보호하듯 검을 뽑아들고 앞으로 나섰다.)

 

브레스 : 이 순간 제 앞을 가로막는 게 그 작은 검 한 자루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 채 무력한 검을 휘두르는 자들…. 정말이지…. 참을 수 없게 귀엽군요.

하지만…. 계획을 위해 여흥은 잠시 미뤄두도록 하겠습니다.

자! 누아자의 신관이여! 지금부터 우리의 전략적 교두보가 되어 줘야겠습니다!

 

케아라 : 도망쳐! 세르하!

 

세르하 : ?!

 

(세르하를 향해 브레스가 달려나간다.)

 

케아라 : 하앗…! 헉?!

 

(케아라가 브레스를 막아서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케아라의 검이 단 한순간에 조각이 나서 부서져 버렸다.)

(넋이 나간 케아라를 상대할 것도 없다는 듯 밀쳐낸 후 브레스는 다시 세르하를 향한다.)

(결국 주변 병사들이 모여들기도 전에…. 브레스는 세르하의 눈앞에 당도했다.)

 

세르하 : ─!

 

(세르하의 비명이 채 누군가의 귓가에 닿기도 전에…. 브레스의 손이 세르하의 몸을 파고들었다.)

 

…….

…….

 

(수도 타라타, 탄탈라 주점.)

 

로브를 쓴 시에테 : 지금 나 보고…. 저기에 다시 들어가라고?

 

(시에테가 창밖으로 보이는 왕성의 깎아지른 첨탑을 가리켰다.)

 

키안 : 예. 어렵습니까? 편지를 전달하는 것뿐이지 않습니까?

 

로브를 쓴 시에테 : 남의 일이라고 쉽게 이야기하지 마.

저긴 안 돼. 아니, 싫어.

 

키안 : 조금 전까지 무슨 일이든 할 것처럼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로브를 쓴 시에테 : 그건…. 상황이랑 역량을 고려했을 때 이야기지.

다른 건 몰라도 저긴 다시 가고 싶지 않아. 그 마법사가 있단 말이야.

…아무튼 어떻게든 편지를 전해야겠다면 다른 방법을. 그래, 내가 아는 사람을 소개해 줄게.

 

─!

 

키안 : ?!

 

로브를 쓴 시에테 : 무슨 소리지?

 

키안 : 설마…. 동맹군? 일단 나가보는 게 좋겠군요.

 

로브를 쓴 시에테 : …그래.

 

…….

….

 

(두 사람이 광장으로 나와 주위를 살폈다.)

(왕성에서 왕국 기사단원들이 뛰어나와 북문으로 향하고 있다. 북문 쪽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

─!!

 

(북문 너머로 쿵쿵거리는 소리가 광장 전체를 에워싸듯 울려 퍼졌다.)

(그것은 성벽에 무언가가 끊임없이 부딪히는 소리였다.)

 

로브를 쓴 시에테 : 대체…. 무슨 일이야….

 

키안 : …….

 

(잠시 후 쿵쿵거리는 소리가 멈췄다.)

(그리고…. 일말의 폭발음과 함께…. 타라타 왕성의 견고한 벽을 뚫고…. 라그나힘이 나타났다.)

 

라그나힘 : ─!

 

키안 : !

마도 병기…?!

 

왕국 기사단 : 서, 성벽이 무너졌다!

저, 저건 대체 뭐야! 모두 도망쳐!

 

(라그나힘이 도망치는 병사들을 향해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 공격으로 광장에 작은 폭발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시에테 주변에 무수한 파편이 튀었다.)

(다행히 파편은 시에테를 비껴갔지만 뒤이은 강풍이 몰아쳐 시에테의 로브가 벗겨지고 말았다.)

 

키안 : 시에테! 괜찮습니까?

 

시에테 : 대체…. 뭐야…. 저건…. 동맹군의 마도 병기?

 

키안 :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보다 뭘 멍하니 구경하고 있습니까! 자, 이쪽 골목을 통해 도망칩시다!

 

시에테 : …….

 

 

(스토리 표식 완료)

(낙원 침공 스토리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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