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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보상

: 경험치 8,100,000

: 골드 13,000


 

(깨어나는 상흔 스토리에서 이어짐)

 

 

# 로체스트 마차

 

마부 : 어서 옵쇼, 어디로 가십니까?

 

마렉 : 콜헨으로 부탁드립니다.

 

[마렉!]

 

마렉 : 어? 플레이어? 배웅이라도 나와준 거야?

 

(마렉에게 서신을 전해주었다.)

 

마렉 : …이런, 이걸 놓고 갔었구나. 하하, 너무 불안하단 표정 짓지는 마. 이제부턴 확실히 조심할 테니.

 

마부 : 출발하겠습니다요!

 

마렉 : 확실하게 전달할게. 자자, 어서 들어가.

 

(마렉은 마차에 몸을 싣고 떠나갔다.)

(…괜찮을까….)

 

…….

…….

 

마부 : 도착했습니다.

 

마렉 : 감사합니다.

…이거 굉장히 오랜만인 기분인걸….

 

아히르 : 어? 어랍쇼?

 

마렉 : 어? 당신은… 그… 용병헌터?

 

아히르 : …당신, 내 이름 까먹었구나.

 

마렉 : 그쪽도 마찬가지인 것 같지만…. 왜 아직도 여기에?

 

아히르 : …봉쇄령이 해제가 안 돼서 돌아가지를 못하는 중이야.

 

게렌 : 뭐야? 마렉, 너냐?

 

마렉 : 게렌! 이게 얼마 만이야?

 

게렌 : 얼씨구, 원정에 가서 죽었다고 들었는데….

얌마, 이미 네 초상도 치른 지 오래야. 시체 주제에 뻔뻔하게 걸어 다니지 말라구.

 

마렉 : 입 더러운 건 여전하네. 이건 이거 나름대로 반갑지만.

 

게렌 : 야, 일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이전에 신참 놈이 왔다 갔는데 그 자식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돌아가버렸어.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로체스트에서 법황청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는 소문이나 들리고. 너는 뭘 좀 아는 거야?

 

마렉 : …어느 정도는. 일단 여기 온 건 그것 때문이기는 해.

 

게렌 : 뭐야? 로체스트에 합류할 거냐고 물어보러 온 거냐?

 

마렉 : 우선 대장님께 말씀드리고 나서 말해줄게. 아이단 대장님은? 안 보이시네.

 

게렌 : 부재중이야. 이 양반이 마을에서만 갇혀 살다 보니 노망이 들었는지….

얼마 전부터 넋이 나간 사람처럼 굴었어. 그러다간 봉쇄령이고 뭐고 다 무시하고 말릴 새도 없이 나가버렸다구.

 

마렉 : …….

어디로 가셨는지는 모르고?

 

게렌 : 남쪽에 있는 공원에 간다고 했어. 이 양반이 어디서 구했는지 엄청 화려한 갑옷을 입고 나가던데….

 

마렉 : …엄청 화려한 갑옷?

 

게렌 : 그래. 척 보기에도 엄청 비싸보이더라구. 이 양반이 돈을 어디서 그렇게 착복했나 싶더만.

 

트리스탄 : …비싸 보이는 게 아니라 비싼 물건이 맞네.

 

게렌 : …? 댁이 그걸 어떻게 아슈?

 

트리스탄 : 호사가들 사이에서 수집품으로 알려진 물건이거든.

지금은 없어졌지만 예전에 왕국 기사단에는 엘더나이트라는 직책이 있었어.

그중에서도 수훈을 세훈 자들에겐 특별한 갑옷을 하사하곤 했지.

 

게렌 : …그 말은 대장이 예전에 기사단의 높은 사람이었다는?

 

트리스탄 : 대장에 대해서 잘 몰랐나?

 

마렉 : …자기 이야기는 잘 안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

하기야, 잉켈스 님과 함께 하셨던 것만 봐도…. 높은 직위에 있으셨던 건 예상할 수 있었지만….

 

게렌 : 잉켈스? 그게 누구야.

 

마렉 : 누구긴 누구야. 그… 망각의 검으로도 불리는….

 

게렌 :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망각은 뭐가 망각이야.

 

마렉 : …….

 

게렌 : 임마, 왜 입을 닫아?

 

마렉 : …넌 기억 안 나?

 

게렌 : 기억은 무슨 놈의 기억. 망각의 검이니 뭐니 하더니 너야말로 건망증인 것 같은데.

 

마렉 : …아니야. 내가 뭘 좀 잘못 생각했나 봐.

…일단 대장님을 뵙고 직접 말씀드려야겠어. 다녀올게.

 

…….

…….

 

아이단 : 루델….

 

아이단 : 여기… 인형을 가져왔단다…. 이번 인형은… 과연 마음에 들까….

 

아이단 : 미안하구나…. 유스티. 네가 뭘 좋아하는지조차 모르는… 이 못난 아빠를 용서해 다오….

 

아이단 : 얼마나 많은 인형을 사주어야… 이 허전함이… 가라앉을까….

얼마나 많은 마족을 베어야… 이 증오가… 가라앉을까….

나는 모르겠소…. 다나린….

 

마렉 : 대장님!

여기 계셨군요.

 

아이단 : 마렉? 여기까진 어쩐 일인가.

 

마렉 : …….

대장님, 이전의 파발은 잘 받으셨습니까?

 

아이단 : …로체스트에서 보낸 파발 말인가?

 

마렉 : 네, 그렇습니다.

 

아이단 : 잘 받았네. …법황청이 그동안 인간과 마족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었다고?

 

마렉 : 네, 그렇습니다.

법황은 원정에서 죽었습니다만, 아직도 법황청에는 잔당들이 남아서 음모를 꾸미는 모양입니다.

로체스트에서는 그 잔당들을 몰아내고 평화로운 시대를 열자고 준비 중에 있구요.

여기, 로체스트에서 공식적으로 보낸 서신입니다.

저희 칼브람 용병단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니 꼭 참여해 주었으면 한다고 합니다.

 

(아이단은 마렉이 건넨 공문을 읽었다.)

 

아이단 : …….

그렇군. …서명자는…. 로체스트 영주 대행에… 브린 그리고… 플레이어까지?

 

마렉 : 네. 플레이어는 지난 원정에서 많은 공훈을 세워서요.

…….

대장님이니까 말씀드리죠. 사실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마렉은 원정 중 보고 들은 이야기를 아이단에게 전해주었다.)

 

아이단 : 여신을 만났단 말인가?! 플레이어가?

 

마렉 : 네, 그렇습니다. 대외적인 면을 고려해서 지금 로체스트에 있는 인퀴지터가 사도 임명을 받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지금은 로체스트 영주 대행도 그 말에 귀 기울일 정도로 중요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인간과 마족 사이를 법황청이 이간질하고 있었다는 걸 밝혀낸 것도 플레이어입니다.

 

아이단 : …그런가.

 

마렉 : 앞으로 세상에 큰일이 벌어질 겁니다. 그날을 위해선 마족과도 화합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아이단 : …….

 

마렉 : 합류하시겠지요?

 

아이단 : …….

…알겠네. 생각해 보지.

 

마렉 : …? 생각을 해보신다구요?

 

아이단 : 그렇다네.

 

마렉 : 단장님, 지금 어느 쪽에 정의가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까?

법황청이 얼마나 썩어빠진 놈들인지는 저희도 잘 알고 있었던 일인데요.

이걸로 모든 일들이 명확해졌는데 망설이실 필요가….

 

아이단 : 우리 같은 일개 용병단이 빠진다 한들 로체스트에 큰 타격은 없을 걸세.

 

마렉 : 그럴 리가요. 어느 쪽이든 총력전이 될 겁니다. 이럴 때 우리가 플레이어에게 힘을 실어줘야….

 

아이단 : 용병단에는 많은 대원들이 있고 그들의 가족이 있네.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잠시 내게 생각할 시간을 주게.

 

마렉 : …알겠습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

….

 

아이단 : …….

법황청의 거짓은 만천하에 드러났고 오랜 전란으로 세상은 어지럽다.
우리 로체스트는 법황청의 만행을 단죄하고 인류와 마족이 화합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한다.
그 시대를 위한 제전에 당신과 부하들의 힘이 필요하다.
부디 로체스트 기사단에 합류해 주길 바란다.

로체스트 영주 대행 루더렉과 브린, 플레이어가 고개 숙여 부탁하는 바이다.

 

아이단 : 플레이어….

…….

새로운 시대인가….

…….

…….

이제 그만 나오시지.

 

에녹 : 호오, 기억을 되찾더니 감각이 돌아왔나? 과연 불세출의 전 엘더나이트답군.

 

아이단 : …….

당신은 누구인가?! 왜 나의 기억을 되살린 것이지?

 

에녹 : 법황청의 마법사다.

 

아이단 : 법황청이라고…!

 

에녹 : 검은 넣어두는 게 좋아. 당신과 싸울 생각은 없으니. 난 오히려 당신을 도우려는 것뿐.

 

아이단 : 법황청의 마법사가 날 돕겠다는 말인가?!

 

에녹 : 그렇다.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당신에게 힘이 되어주려는 거다.

 

아이단 : 죽었다고?

 

에녹 : 그렇지 않다면 뭐라고 하겠나? 가족의 목숨이 끊어지던 날 당신의 목숨도 끊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지.

 

아이단 : …….

 

에녹 : 당신은 마족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목숨을 구해준 은인의 등 뒤에도 칼을 꽂는 것이 마족의 본성임을 잊진 않았겠지.

 

아이단 : …….

이런다고 해서 내가 법황청을 도울 것 같은가?

 

에녹 : 법황청을 도울 필요는 없다. 그저… 당신이 하고자 하는 바대로 움직이라는 것뿐이다.

 

아이단 : 하고자 하는 바대로 라고?

 

에녹 : 답은 이미 내려져 있는 것 아닌가? 로체스트의 선언을 전해 들은 후에도 당신은 로체스트에 합류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잊은 그 시점에서조차…. 참을 수 없었겠지.

법황청의 음모였다? 마족에게 잃은 것이 없는 놈들이나 지껄일 수 있는 속 편한 이야기지.

 

아이단 : …….

 

에녹 : 그런 당신에게 선물을 하나 주도록 하지.

 

아이단 : 이것은…!

 

에녹 : 당신이 이전에 사용한 것보다 더 개량된 물건이다. 사용하는 방법은 이전과 같고 말이야.

 

아이단 : …….

 

에녹 : 받아두는 것이 좋지 않겠나?

당신은 오랫동안 시달려 왔지. 마족을 향한 증오만을 원동력으로 삼아 불필요한 목숨을 부지해오지 않았나.

그런 당신에게 그 증오를 버리라고? …그걸 버리면 당신은 도대체 뭐지?

죽은 가족에 대한 원한조차 잊고….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아갈 텐가?

새로운 시대라 해도 당신에겐 그저 공허할 뿐. 절망 밖에는 남지 않을 것이다.

 

아이단 : …….

 

에녹 : 당신은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고 또 그렇게 죽어갈 수밖에 없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당신이 제일 잘 알고 있겠지.

 

 

(스토리 서신 완료)

(잊지 않기 위하여 스토리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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