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 흘러가기 시작했구나…. 운명을 거스르려는 자. 그러나 운명은 이조차도 모두 계산되어 있단다.
운명이란 것이 이리도 얄궂은 것을…. 안타깝구나. 참으로 안타깝구나. 젊은 기사여.
네베레스 : …….
놀엔 : 이제 내가 알려줄 수 있었던 것들은 모두 알려주었어.
운명을 거스르려는 시도조차 운명의 일부였던 이상 나의 예언은 이제 의미가 없을 게야.
어떤 운명이 다가올지는…. 스스로 지켜보도록 하게.
(놀엔은 네베레스의 배웅을 받으며 연구실을 빠져나갔다.)
브린 : 일이 여기까지 진행되었습니다만…. 무언가 허무한 이야기를 듣게 됐군요.
선지자조차도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다니. …어떤 운명이 다가올지는…. 스스로 지켜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직 남아있다면 무엇이든 해보고 싶습니다.
전부 다 운명이라고 해버린다면 오히려 망설일 것이 없지 않습니까?
예언자께서 이전에 파멸의 마수에서 특이한 것을 발견하면 가져오라 하셨습니다만, 혹시 있습니까?
('고대의 봉인석' 전달)
브린 : 이것은…. 강력한 마력이 느껴지는 돌이로군요. 아마 고대에 만들어진 봉인석 같습니다. 잘하셨습니다.
그럼 난 잠시 시간을 내어 이걸 조사해봐야겠군요. 아주 가까운 시일 안에 이걸 사용하게 될 것 같으니 말입니다.
왠지… 그런 느낌이 드는군요.
(봉인의 열쇠 타이틀 획득)
베라핌 : 크으…. 방심했군….
카단 : …….
베라핌 : 누, 누구냐! …넌?
카단 : 나를 아나?
베라핌 : 크크크크… 그렇군. 그런 거였어.
베라핌 : 에린을 강림시키고자 하나?
카단 : 어떻게 그걸….
베라핌 : 에린을 강림시키고 싶다면 시간의 지배자를 불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시간의 지배자를 부르고 싶다면 고대의 봉인석을 이용하도록 해라.
카단 : …어째서 그런 걸 나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지?
베라핌 : 크크…. …리자드맨은 마족에게조차 버림받은 종족. 예언에는 인간이 알지 못하는 또 다른 하나의 예언이 같이 존재하고 있다. 마족들의 예언. 인간이 이 세상에서 모두 사라지는 순간 에린이 강림하고, 그들 마족에게 신이 돌아올 것이라는 전설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마족에게도 버림받은 몸. 우리는 마족을 모두 멸절하여 우리의 신을 갖고 싶었다. 에린이 강림하여 이 세상에 마족의 신이 오는 날 우리는 마족을 모두 없애 그 신을 가로채려 했다. 그렇기에 우리도 너희 못지않게 에린의 강림을 강구하고 있지. 하지만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마족의 신을 불러들이는 것. 그리고 이제 와서야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널 보고 나서야 그걸 깨닫다니….
카단 : 도대체 무슨 소리지?
베라핌 : 에린을 강림시키고 싶다 했나? 네가 그 말을 하다니 우습군. 그러나 그것도 좋다.
베라핌 : 넌….
(베라핌의 말에 알베이 유적 안의 모든 것들이 숨을 죽였다.) (그러나… 그 소리는 오직 카단에게만 들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