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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보상

: 경험치 3,540,000

: 골드 57,000

: 시즌4 에피소드7 보상 상자 (용사의 인장 10개, 뉴에라의 강화석/가죽/옷감/오브/광석 각 3개)


 

(로흘란의 바람 스토리에서 이어짐)

 

 

# 베르베 잡화점

 

(로흘란 주둔지.)

 

이루산 : …….

 

[이루산?]

 

이루산 : 그대들은… 린간…?

…그렇지 않은 자도 섞여 있군.

레샤우, 게르트루트, 그대들도 함께라는 건 이 자들이 믿을 수 있는 자들이라는 거겠지…?

 

레샤우 : 이루산 님, 어서 상처 치료를….

 

이루산 : 나는 괜찮다. 그대들의 도움에 감사할 따름이다.

병사들은… 어찌 됐는가?

 

[…….]

 

게르트루트 : …….

 

이루산 : …그렇군.

 

(이루산은 침묵의 의미를 짐작한 듯 고개를 떨궜다.)

 

세르하 : 이 광경을 미래시로 보고도 막지 못했어요.

 

(세르하는 혼잣말로 자책하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키안 : 세르하 님….

 

메르 : 유감이야. 우리가 한 발짝만 빨랐다면….

 

브린 : 혹시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줄 수 있습니까?

기억나는 곳까지만이라도 좋습니다. 뭐가 됐던 사건의 실마리가 될 수 있으니까요.

미리 말씀을 드리자면…. 우리가 로흘란 땅을 밟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물론 그때는 캐시스의 그림자도 보지 못했었죠.

당신과 캐시스. 그리고 병력을 분산시키고 봉쇄령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해소되지 않은 의문점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루산 : …알겠다. 목숨을 빚진 값은 치러야겠지.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을지 모르겠군.

 

…….

….

 

이루산 : 과거, 로흘란 평원의 주인이라 불리는 찬란한 역사를 가진 부족이 있었다.

춥고 척박한 땅이었지만 그들은 대대로 번영했다.

그 부족이 바로 캐시스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수장이었다.

어느 날, 총사령관 샤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샤칼 : 오랜만이다, 이루산. 캐시스의 현명한 지도자여.
그대가 이 편지를 받을 때 어떤 표정일지 궁금하지만 직접 볼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유감이군.
인사 따윈 피차 어색할 테니 서두는 이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지.

마신께서 강림할 것이다.
린간을 멸절시켜서가 아니다.
예언의 진실은 가려져 있어.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모든 걸 바로잡고 싶지만 내겐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
그렇기에 마족 총사령관의 인수를 그대에게 맡긴다. 내 뒤를 이어 총사령관을 맡아달라.
…물론 거절할 테지.
하지만 그대는 결국 총사령관에 오를 것이다.
운명은 그 어떤 것보다도 강한 법이니까….

 

이루산 : …그땐 알 수 없는 말들로 가득한 편지였지. 난 그의 말들을 애써 무시했다.

애초부터 캐시스는 대대로 마족 중앙 권력과 늘 거리를 뒀다.

그곳에는 온갖 음모가 도사린다는 걸 선조의 경험을 통해 후대의 우리에게 그대로 전해졌기 때문이었지.

그의 요청을 거절한 뒤 얼마가 지났을까? 믿을 수 없는 첩보가 도착했다.

 

캐시스 전사 : 급보입니다, 족장님.

족장 이루산 : 무슨 일이냐?

캐시스 전사 : 총사령관 샤칼이…. 암살당했습니다.

족장 이루산 : …피바람이 불겠구나. 전사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하라.

캐시스 전사 : 알겠습니다.

 

이루산 : 바로 총사령관 샤칼이 암살당했다는 소식.

그의 압도적 카리스마에 의해 하나처럼 움직이던 마족의 군단들은 서서히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뿐만이 아니었다.

마신께서 강림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가짜 예언의 사제들이 나타났고 이내 마족은 사분오열로 쪼개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땅에는 이상 징후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바로 오염이지.

오염은 모두의 앞에 평등했다. 수많은 형제와 자매들이 오염으로 목숨을 잃었다. 모두가 침착함을 잃고 말았다.

 

캐시스 원로 : 이보게, 이루산. 오늘은 내 긴히 할 말이 있네.
우리들은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네. 이건 선조들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대재앙이야.
자네는 부족의 대표가 아닌가? 부디 마신의 목소리를 듣게.

족장 이루산 : …알겠습니다.

 

이루산 : 그 재앙의 파도 속에서 우리가 기댈 곳은 하나뿐이었다. 바로 마신이지.

나는 곧장 마족의 고위층 신관회를 찾아갔다.

마신을 섬기는 열두 신관. 그들은 마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전해진다. 난 그들을 통해 신탁을 내려받았지.

 

족장 이루산 : 마신을 섬기는 열두 신관이시여. 부디 마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신관 : 고개를 들라, 캐시스의 이루산. 그대의 요청에 따라 마신께서 응답하셨다.
이 모든 것은 마신의 진노임을 명심하라.
그대들은 전쟁의 방관자이며 이에 신벌을 내린다.

족장 이루산 : ……!!

신관 : 진정으로 뉘우치고 싶다면 즉시 로흘란을 떠나라.
서쪽의 조용한 땅에서 상처를 회복하며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그대를 부르는 날이 올 것이다.

 

이루산 :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엉터리인 신탁이었다.

난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부족은 단 한 번도 로흘란을 떠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원로들의 성화에 이기지 못해 결국 따르기로 했다.

거친 파도와 같은 오염으로부터 부족을 살릴 길은 오직 이주밖에 남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그렇게 우린 표류했다.

하지만 신탁과 현실은 달랐다. 오염은 로흘란에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떠도는 땅마다 고통의 신음이 끊이질 않았고 우리가 머무를 수 있는 안전한 땅은 없었다.

그제야 난 깨달았다. 신탁을 빙자한 거짓으로 우리를 로흘란에서 떠나게 만든 신관회의 검은 속셈을.

하지만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어버렸다. 우리는 이역만리의 이름 모를 땅 위를 헤매고 있었다.

오염을 피해 수많은 전향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붉은 달이 떠올랐다.

 

이루산 : 우리가 알던 세계는 급속도로 붕괴되어 가고 있었다.

삶의 터전도, 마신에 대한 열망도, 형제와 자매들도…. 모두 먼지가 되어 흩어졌다.

…난 복수를 다짐했다.

하지만 복수는커녕 우린 너무나도 쇠약해져 버렸다. 우리 모두가 죽음의 공포에 잠식당하고 있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던 그 길에서 예언의 사제 레샤우를 만났다.

그를 통해 난 진짜 마신을 마주할 수 있었다.

 

레샤우 : …그대는 로흘란으로 돌아가라.
오염이 그친 땅 위에 깃발을 꽂고 총사령관의 권능으로 나의 군대를 모으라.
때를 기다려 영웅의 검을 가진 자를 맞이하라.


레샤우 : 이상 마신의 전언입니다.
이건 그 증거입니다. 당신께 전하라 하셨으니 받아주십시오.

족장 이루산 :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깃털…. 이것이 마신의 증표…!

 

이루산 : …나와 부족은 그 신탁을 받들기로 했다.

그건 결코 신앙 때문이 아니었다. 좀처럼 얻기 어려운 기회였기 때문이지.

복수의 기회.

가짜 신탁에 속아 이역만리에서 죽어간 나의 동지들의 복수를 위해서라도 신탁이라는 명분이 필요했다.

 

레샤우 : …….

 

이루산 : 예언의 사제 레샤우. 감춰온 나의 본심에 실망했는가?

 

레샤우 : 그렇지 않습니다. 마신께서는 전능하신 분. 이미 알고 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당신을 선택한 건 당신만이 그 신탁을 실행할 수 있는 자라 믿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루산 : …그런가…. 마신께선 보는 눈이 어둡군….

…….

어쩌면 정해진 운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 샤칼이 내게 했던 말. 운명처럼 총사령관에 오르게 된 걸 보면 말이야….

 

레샤우 : …….

 

이루산 : 총사령관에 오른 나는 마족의 모든 군대를 이곳 로흘란으로 소집하기 시작했다.

…모든 게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내게 거짓 신탁을 내렸던 신관회레샤우를 이단이라 칭했다.

린간과의 화합을 반대하는 자들도 저마다 목소리를 내며 소집에 불응했다.

오히려 난 그 상황이 반가웠다. 알아서 명분을 제공해 주는 그들의 어리석음이 말이다.

그들은 우리를 얕보고 있었다. 병력만 모이지 않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겠지.

그렇기에 우리는 병력이 소집되길 기다리지 않았다.

전술상 적은 병력이라 할지라도 기동력을 살린다면 두 배의 병력도 능히 대적할 수 있다.

게다가 놈들은 공세가 아닌 수세를 선택했다. 그야말로 내가 원하던 바였지.

반란군이 세운 전선은 차례차례 붕괴됐다. 모조리 불태우고 도륙했다.

 

신관 : 마족의 반역자, 이루산…! 마신께서 너를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다.

총사령관 이루산 : 그거 참 유감이군. 아무래도 너의 신나의 신은 다른 분이 아닐까 싶다.
한데 어째서 너의 신은 말해주지 않았을까? 오늘이 네가 죽는 날이라는 것을.

신관 : 네 이놈…!!

총사령관 이루산 : 처결하라.

캐시스 전사 : 네!

 

이루산 : 반란군 진압을 가장한 복수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리의 승전보는 곧 마족군 전체에 퍼지기 시작했지. 소집에 응하는 자들은 우후죽순으로 늘어갔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일로 인해 그 기세가 꺾여버리고 말았지.

하늘이 붉게 물든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재앙이 다시 한번 우리를 덮쳤기 때문이다.

 

캐시스 전사 : …병사들의 상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성을 잃고 날뛰는 자들이 진영에 불을 지르거나 서로를 공격하여 죽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총사령관 이루산 : 무엇이 원인인가? …설마 붉게 물든 하늘인가?

캐시스 전사 : 아직 제대로 된 원인을 파악하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이 증상이 역병처럼 퍼져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소집에 응한 전사들이 로흘란으로 모이고 있는데 역병이 퍼지기라도 한다면….

총사령관 이루산 : …….
증상이 발현된 자들은 감옥에 가둬라. 이성을 상실해 저항이 심한 자는 죽여도 좋다.
그것이 전사의 마지막 명예를 지키는 길이다.

캐시스 전사 : 네.

총사령관 이루산 : …….
레샤우를 만나 보는 것이 좋겠군.
…….
이건…?
…그렇군. 병사들을 좀먹는 것의 정체가 이것인가…?
이대로라면 로흘란 뿐만이 아니라…. 마족군 전체가 위험하다.

 

이루산 : 나는 지체 없이 소집 중인 마족의 모든 병력에게 전서구를 띄웠다.

각 군단의 소집 위치를 각자의 위치로부터 가장 가까운 거점으로 하며 이동은 제한했다.

그래야만 역병과도 같은 저주로부터 병력을 보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총사령관 이루산 : ……!!

 

이루산 : …….

…내 기억은 여기까지다. 더 궁금한 게 남았나, 린간?

 

브린 : 그 정도면 충분한 답변이 된 것 같습니다. 마족을 잠식한 것은 광역 지배술의 영향 같습니다.

 

(브린은 간략하게 마하와 지배술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브린 : …최악의 상황에서도 당신은 최선의 선택을 내렸습니다. 지휘관의 죄책감으로부터 부디 자유롭길 바랍니다.

 

이루산 : 그들의 지휘관으로서 당연한 조치였다.

지켜낸 것들이 지키지 못한 것들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어. …난 그들의 죽음을 지고 가야 할 의무가 있다.

 

브린 : …죽음을 지고 간다라….

 

레샤우 : …오히려 저의 불찰이 큽니다.

저의 능력이 부족한 탓에 마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고 예견할 수 있었던 재앙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루산 : …레샤우, 예언의 사제여.

이미 길고 긴 싸움은 신들의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난 마신을 원망하지도, 그대를 책망하지도 않는다.

만일 갚아야 할 원한이 있다면…. 그건 모든 원흉, 마하에게 있겠지.

캐시스는 절대 복수를 잊지 않는다는 말을 알고 있나?

나는 싸울 것이다. 내가 못 해낸다면 나를 계승한 누군가가 싸울 것이다.

 

레샤우 : 이루산 님….

 

이루산 : 그럼 이제 내가 묻겠다. 어찌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마족의 땅으로 온 것인가?

 

[동맹.]

 

이루산 : …마족 군단은 보다시피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지금도 동맹을 원하는가?

 

[그렇다.]

 

이루산 : …….

 

레샤우 : 이루산 님, 이미 예상하셨겠지만 플레이어 님은 마신께서 말씀하신 영웅의 검을 가진 자입니다.

이는 곧 예언된 결속의 때라는 걸 의미합니다. 그에게 당신의 힘을 빌려주시겠습니까?

 

이루산 : 기다렸다. 린간 영웅이여.

 

 

에피소드 7 : 예언의 결속 완료

 

(스토리 죽음을 지는 자 완료)

(명분과 실리 스토리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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