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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보상

: 경험치 23,400

: 골드 1,000


 

(평원의 척후 스토리에서 알게 됨)

 

 

# 콜헨 대장간

 

아네스트 : 오늘이 며칠이죠?

벌써 그렇게 되었나…. 나 부탁이 있어요. 들어줄 거죠?

실은 오늘이 내가 이 마을에 온 지 10년이 되는 날이에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돌아오려고 마음먹은 지 10년이 되는 날이죠.

어렸을 적… 아버지란 사람의 손에 끌려가 팔렸던 그곳을 도망쳐 나와

이렇게 떠돌게 된 지 10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그 아름답던 곳…. 어렸을 적 아버지란 자의 주먹을 피해 무작정 걸어 도착했던,

나에게 낙원과도 같았던 그곳을 떠난 지도 10년이 되는 날이군요….

 

(아네스트는 잠시 뒤로 돌아가더니 어디선가 작고 말라비틀어진 풀꽃을 들고 돌아왔다.)

 

아네스트 : 후후, 볼품없죠? 이건 그 아름답던 곳에 피어 있던 작은 풀꽃이에요.

봄이 되면 그곳이 새하얗게 보일 정도로 흐드러지게 피었던 흔하디흔한 꽃이죠.

그리고 그곳에서 들었던 노래…. 그리고 그곳에서 보았던 그 사람….

… 왜 그런 표정을 짓죠? 아, 그러고 보니 당신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군요.

후후. 당신 지금 표정… 재밌어.

이야기가 길었네요. 이번엔 좀 더 정확하게 말해주겠어요.

 

아네스트 : 이 꽃, 지금 내가 들고 있는 이걸 가져다줘요.

예전엔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마 평원 근처에서만 가끔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나마 그것도 파괴되어 버려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시작한 일이니 끝까지 해 줄 거죠?

 

(짓밟힌 초원 전투 정보 받음)

('짓밟힌 초원' 전투에서 '풀 꽃' 획득)

 

아네스트 : 그곳은 어떻던가요? 많이 부서지고 황폐해졌죠? 예전 아름다운 모습을 살펴보지 못할 정도로….

내가 부탁한 그 꽃도… 이미 사라지고 없던가요?

풀 꽃? 아아… 다행이야. 아직 남아 있었구나.

 

('풀 꽃' 전달)

 

아네스트 : 그 무수히 많은 전쟁 속에서 수없이 짓밟혀도 아직 이렇게 남아 있었어.

 

(아네스트는 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당신이 머물 세상을 위해
난 이곳을 가꾸겠어요.

당신의 아이가 머물 세상을 위해
난 이곳을 가꾸겠어요.

나의 아이가 머물 세상을 위해
난 이곳을 가꾸겠어요.

 

아네스트 : 후후… 난 노래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도 이 노래는 가끔씩 생각이 나요.

아니… 이 노래는 잊을 수가 없어요. 그 사람이 부르던 노래거든요.

내가 어렸을 적 무작정 걸어 도착했던 그 푸른 초원에는 이 노래를 부르며 풀을 심던 그 사람이 있었어요.

목소리가 아름답지도… 기교도 없었던 노래인데 내 발길은 자꾸만 그쪽을 향했었죠.

그 사람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계속해서 풀을 심고만 있었고, 난 아무 말도 없이 앉아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죠.

그래도 행복했어요. 왠지 따뜻했고, 그리웠고….

지금 사람들은 에린이라는 낙원을 찾아 헤매고 있지만 나에겐 그곳이 나의 낙원이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서 그 사람의 노래를 들으며 푸르른 초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저 좋았던 나의 에린….

…….

응? 그런데 왜 그곳을 떠났냐고 묻는 건가요?

후후…. 그런 건 알아서 뭐 하려구요? 쓸데없는 호기심은 버리는 게 좋아요.

내가 떠나던 마지막 날 놓고 온,

그 쪽지에 적어두었던 약속조차 사라져 버린 지금은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쓸데없는 추억일 뿐이니….

나답지 않게 감상에 젖었군요. 이런 건 맘에 들지 않아. 그만 이야기하도록 하죠.

…….

그래도 고마워요. 잠깐이긴 했지만…. 어릴 때의 추억을 돌아볼 수 있었어요.

 

 

(스토리 초원의 노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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