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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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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드 57,000


 

(각자의 생각 스토리에서 이어짐)

 

 

# 로체스트 로나운 성채

 

(타라타 왕성.)

 

(어두운 밤, 성벽 밑으로 피의 군단이 포위망을 좁혀왔다.)

(금방이라도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살점과 흡사 비명과도 같은 기괴한 울음소리가 병사들의 공포를 고조시켰다.)

 

병사들: …저렇게 많은 숫자라니…. 우린 다 죽을 거야….

 

(당장의 배고픔보다도 턱밑까지 차오르는 죽음의 공포가 모두를 옭아매던 그때….)

(루더렉의 검이 성벽을 오르던 뱀파이어의 목을 꿰뚫었다.)

 

루더렉 : 당황하지 마라! 상대가 누구라도 타라타 왕성의 성벽을 넘을 수 없다.

 

클레르 : 사수, 발사 준비!

 

(궁수들이 일제히 활시위에 화살을 메겨서 힘껏 당겼다.)

 

클레르 : 발사!

 

(하늘에서 쏟아진 화살비에 뱀파이어들은 날카로운 비명을 질러대며 쓰러졌다.)

(그러나 쓰러졌던 뱀파이어들이 다시 일어나 한 발 한 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루더렉 : 저건 설마….

 

밀레드 : 뱀파이어…?

 

리엘 : 히히. 저들은 죽지 않아. 화살을 낭비하는 건 그만두라고.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성을 공략하기보다는 마치 우릴 포위해서 가두려는 듯하구나.

 

마렉 : 놈들의 의도가 대체 뭐죠…? 게다가 이런 대병력이 갑작스레 진군해 오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습니다.

 

리엘 : 히히. 저들의 의도라…? 지금으로선 알 도리가 없지. 애초에 대화가 되는 친구들이 아니잖아? 응?

저 친구들을 이끄는 우두머리를 찾아야 할 텐데…. 그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닐 테고 말이야.

 

스피노스 : …….

그러게 내가 진작 떠나자고 하지 않았나? 이대로 빛의 인도자에게 닿지도 못한 채 개죽음을 맞이할 생각인가? 리엘?

 

리엘 : 아이고, 저 붕대 양반이 또 시작이군.

갈 테면 어디 한번 내려가 보지 그래? 저기 밑에 친구들이 엄청나게 좋아할 테니까.

 

스피노스 : …….

 

(붕대가 감긴 스피노스의 얼굴이 미묘하게 구겨졌다.)

 

밀레드 : 리엘 님.

 

리엘 : 응…?

 

밀레드 : 저들을 물리칠 방법은 없을까요? 지금 병사들은 제대로 싸우기 벅찬 상황이에요.

만에 하나 보급대가 귀환한다고 해도 지금 상황이라면 적의 포위망을 뚫지 못할 거예요. 리엘 님의 지혜가 필요해요.

 

리엘 : 물리칠 방법이라….

히히, 그건 아주 간단해. 소년 왕아, 잘 들어봐.

 

…….

….

 

(한편, 왕성 근교.)

 

(가까스로 귀환하려던 영웅 일행은 눈앞의 뱀파이어 군단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었다.)

(포위된 왕성의 문으로는 도저히 들어갈 수 없었기에 상황을 지켜보던 차였다.)

 

브린 : …후, 플레이어. …물리칠 방법이 궁금하다고요? 그런 걸 안다면 이러고 있지도 않겠지요.

 

(브린은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메르 : …도저히 왕성으로 들어갈 틈이 없어.

이건 이웨카 군단의 소행이야. 그렇다는 건 마하와 녀석들이 손잡았다는 건가…?

 

세르하 : 이웨카….

 

브린 : …잠깐. 플레이어. 당신은 분명 뱀파이어를 본 적이 있죠.

 

[그렇다.]

 

브린 : 그렇다면 혹시 밝은 대낮에 뱀파이어를 본 적이 있습니까?

 

[없다.]

 

브린 : 시간이 지나서 날이 밝으면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습니다. 우선 잠자코 지켜보기로 하죠.

 

…….

….

…….

….

…….

….

 

키안 : …….

 

메르 : …….

 

세르하 : …….

 

브린 : 크흠…. …아무래도 이상하군요. 저만 생체시계가 고장 난 겁니까? 어째서 계속 인 거죠?

 

메르 : …브린의 말 대로야. 달이 기울기는커녕 미동조차 없어. 이건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야.

 

세르하 : …멈춰있는 달…?

 

키안 : 세르하 님. 뭔가 기억나는 게 있습니까?

 

세르하 : 아직이요. 도저히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아요.

너무… 혼란스러워요….

 

키안 : 정리가 되면 말씀 주십시오.

 

브린 : 갑자기 시간이 멈춘다라….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군요.

제아무리 이웨카의 신들이라 해도 시간을 조작할 수는 없을 텐데….

 

메르 : 시간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흐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이면 세계인 이웨카와 현재의 세계 간에는 분명 시간 차이가 존재했고 그 간극을 조율하기 위해 엘쿨루스가 존재했지.

 

브린 : 하지만 엘쿨루스는….

 

메르 : 맞아, 봉인됐지. 그렇다고 그의 권능이 세상에서 사라진 건 아니야.

 

브린 : …그 권능을 누군가가 대신 행사하고 있다는 말이로군요.

 

(메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브린 : 그렇다는 건 모종의 이유로 봉인된 엘쿨루스이웨카 세력의 손에 들어갔다는 겁니다.

 

메르 : 그래, 그 이유에는 마하가 있겠지.

 

브린 : …상상하고 싶지도 않지만…. 마하이웨카 세력이 손을 잡았다면 아군으로선 매우 좋지 못한 상황입니다.

 

메르 : …….

그래, 정말 상상하고 싶지 않은 조합이네.

 

브린 : 플레이어. 이대로 해가 뜨길 기다리는 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지하통로.]

 

브린 : 음…. 지하통로라면 지난번에 밀레드가 알려준 그 통로를 말하는 겁니까?

 

[그렇다.]

 

브린 : 확실히… 왕가의 비밀이라 했으니 그 누구도 모르게 왕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겠군요. 좋은 생각입니다.

그럼 모두 동의하는 눈치니 셴 마그 숲으로 갑시다.

 

…….

…….

 

(머나먼 과거, 짙은 어둠이 깔린 숲.)

 

(숨 가쁘게 달리던 인간 중 귀족으로 보이는 소녀는 발을 헛디뎌 넘어지고 말았다.)

(먼발치에서 빠르게 접근하는 그림자. 바로 뱀파이어였다.)

(서둘러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다리를 삐었는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점점 차오르는 숨이 죽음처럼 느껴지던 그때 소녀는 어느 이름 모를 신에게 기도했다.)

 

어린 소녀 : (…제발, 어떤 신이든 좋으니…. 목숨만 살려 주세요….)

(…그렇게만 해준다면 모든 걸 바쳐 당신을 섬기겠습니다.)

 

(소녀를 쫓던 뱀파이어들은 바로 눈앞의 소녀를 무시한 채 앞서 지나간 인간들을 무참히 도륙했다.)

 

어린 소녀 : (어째서…?)

 

? : 뱀파이어는 동족을 공격하지 않는다.

 

(소녀의 앞에 후드를 뒤집어쓴 사내가 천천히 다가와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건넸다.)

 

어린 소녀 : 그 말은…. 내가 뱀파이어라는 건가요…?

 

? : 정확히는 절반만 그렇다고 해두마.

 

어린 소녀 : 그럴 리가…. 엄마 그리고 아빠는….

 

? :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느냐?

 

(소녀는 애써 눈물을 참아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 : 그들은 죽지 않는다. 되살아나 너의 곁을 지킬 것이다.

 

(소녀는 고개를 들어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후드를 눌러쓴 사내의 얼굴은 어둠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입가의 희미한 미소는 또렷하게 보였다.)

 

어린 소녀 : 당신은…. 대체 누구죠? 어째서 다른 사람들처럼 도망가지 않는 거예요?

 

? : 나는 너의 기도를 듣고 왔다.

 

어린 소녀 : 나의… 기도…?

 

? : 그럼 묻겠다, 소녀여.

나와 함께 가겠느냐?

 

어린 소녀 : …그럼 당신은 내게 뭘 해줄 수 있나요?

 

? : 아하하하! 당돌한 소녀로구나.

그래, 네가 날 섬긴다면 그에 걸맞은 권능과 환희의 미래를 약속하지.

 

(그제야 소녀는 어둠에 감춰져 있던 사내의 등 뒤로 펼쳐진 검은 날개를 보았다.)

 

어린 소녀 : …네, 따를게요.

 

브레스 : 이 한목숨 바쳐 섬기겠습니다. 발로르 님.

 

…….

…….

 

(셴 마그 숲.)

 

브린 : …….

이쯤 어디였던 것 같은데….

한밤에 숲속이라 그런지 방향 감각을 상실한 것 같군요. 아까부터 같은 풍경을 걷는 기시감이 드는 걸 보면 말이죠.

 

메르 : …….

 

세르하 : …아…….

 

키안 : 괜찮으십니까? 세르하 님?

 

세르하 : 아, 앗!

 

브린 : 무슨 일입니까?

 

키안 : …모르겠습니다. 대체….

 

세르하 : …….

 

(머리를 감싸 쥔 채 괴로워하던 세르하는 이내 평정을 되찾고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했다.)

 

세르하 : …여러분, 저를 따라오세요.

 

키안 : 세르하 님?

 

브린 : 이게 대체 무슨….

 

키안 : 세르하 님?

 

(앞장서서 저만치 멀어져 가는 세르하가 걱정된 나머지 키안이 달려갔다.)

 

메르 : 혹시 뭔가 떠오른 게 아닐까? 누아자의 계시라던가…. 기억의 파편을 조립한 거일 수도 있어.

 

브린 : 지금으로선 그녀를 믿어볼 수밖에 없겠군요. 가시죠. 플레이어.

 

[알겠다.]

 

…….

….

 

세르하 : …….

 

(한참을 걷던 세르하의 발길이 멈춰 섰다.)

(그녀의 앞에는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거대한 정원과 그 뒤로 오래된 별궁이 자리하고 있었다.)

 

메르 : 여기는….

 

세르하 : 본 적이 있어요. 이 장소….

달빛 아래 피어있는 붉은 장미….

 

키안 : 본 적이 있다는 건….

 

브린 : 아, 저 건물…. 왕성의 서고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유폐된 왕이 쓸쓸히 여생을 보냈다던 시드 별궁일 겁니다.

별궁 뒤로 위치한 언덕이 사실은 왕족들이 묻힌 봉분이죠.

 

키안 : …선왕 전하….

 

(키안은 자신도 모르게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세르하 : …기다리고 있어요. 그녀가….

 

브린 : 그녀라니….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로군요. 대체 누가 있다는 겁니까?

 

메르 : …갑작스레 나타난 피의 군단. 그리고 별궁 정원에 피어있는 붉은 장미. 잠들 수 없을 만큼 긴 밤….

그렇다는 건 설마….

 

목소리 : …아주 운치 있는 장소가 아닌가요? 당신들도 이곳이 마음에 드는가 보군요.

 

세르하 : !!!

 

메르 : 이 목소리. 대체 어디서 들려오는 거지…?

 

브린 : …저기, 정원 쪽입니다. 그 설마가 맞는 것 같습니다. 메르.

 

세르하 : …….

 

(세르하가 정원을 향해 성큼성큼 내딛자 브린이 막아섰다.)

 

브린 : 세르하 양. 멈추십시오. 이건…. 적의 매복일 수도 있습니다.

 

목소리 : 그렇게 잔뜩 겁을 집어먹고는 몸을 웅크리는 모습이 마치 길 잃은 어린 양 같군요.

보고 있자니 참을 수 없이 귀엽습니다. 우후후.

안심하세요. 당신들이 걱정하는 매복 같은 건 없습니다. 그런 품위에 맞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브린 : 모습조차 숨기는 자의 말을 믿을 만큼 어리석진 않습니다.

정원 뒤로 뱀파이어가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목소리 : 나의 병사들은 이 아름다운 정원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브레스 : 피의 군단장, 브레스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죠.

자, 어서 아름다운 정원으로 들어오십시오.

 

브린 : 플레이어. …저 여자의 말을 믿는 겁니까?

 

[간다.]

 

브린 : 플레이어!

잠깐만…. 이건…. 결계…?

 

메르 : …브레스를 경계하느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어.

이 거대한 정원이 모두 브레스의 결계였다니…. 계속해서 유인하는 게 어쩐지 수상쩍다 싶었는데….

 

브린 : …한발 늦었군요. 이젠 되돌릴 수 없습니다. 플레이어를 믿어보는 수밖에요.

 

브레스 : 후후, 그 대담함. 과연 누아자의 사자답군요.

궁금합니다. 당신의 피를 마신다면…. 난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까요? 후후후….

 

[…….]

 

브레스 : 그러고 보니…. 이렇게 서로 가까이서 대화를 나누는 건 처음이로군요.

한 가지 묻겠습니다. 당신들,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어떻게 알고 온 겁니까?

 

브린 :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요.

 

세르하 : …당신을 봤어요. 꿈에….

 

브린 : 세르하 양. 적에게 모든 걸 말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세르하 : 아….

 

브레스 : 후후, 재밌군요. 피차 찾아 헤매는 수고스러움을 덜었으니 오히려 잘 됐다고 해야 할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당신의 피를 마신 뒤 저 여자에게 묻도록 하죠. 누아자의 사자여.

 

[…….]

 

키안 : 세르하 님, 제 뒤에 계십시오….

 

세르하 : …….

 

메르 : …다들, 저길 봐.

 

(시드 별궁 전투 정보 받음)

 

(어둠이 내려앉은 시드 별궁의 정원.)

(흐드러지게 핀 장미들을 손끝으로 어루만지며 유유히 다가오는 그림자가 보였다.)

 

 

# '시드 별궁' 전투 진행 중

 

 

# 로체스트 로나운 성채

 

브레스 : 큭, 누아자의 사자…. 역시나… 강하군요.

 

브린 : 헛된 저항은 그만두는 게 좋을 겁니다.

 

브레스 : …곧 심판의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럼 당신들도 끝장일 테지요, 아하하하!

쿨럭!

 

(발작하듯 웃어 보이던 브레스의 입에서 피가 쏟아져 내렸다.)

(그리곤 손끝부터 시작된 화염이 순식간에 온몸을 뒤덮었다.)

 

브레스 : 그땐… 후회해도…늦을 겁니다! 차라리… 내 손에 죽는 것이 편했다는걸…!

 

(맹렬히 타오르던 화염은 브레스의 절규와 함께 사그라들었다.)

(이윽고 불이 꺼진 자리에는 검은 잿가루만이 바닥에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스토리 잠들지 못하는 밤 완료)

(꺼지지 않는 의심 스토리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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