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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대적자 스토리에서 이어짐)

 

 

# 로체스트 로나운 성채

 

(켈시나 산.)

 

(켈시나 산 정상의 제단으로 이어진 까마득한 돌계단을 오르는 일행의 이마에 구슬땀이 맺혔다.)

(거친 숨소리와 발소리만이 그들의 유일한 대화였다.)

 

(그때, 정상에서 빛이 번쩍이고는 잠시 후 땅이 무서운 기세로 흔들렸다.)

 

메르 : 음? 이 진동은 설마….

모두 피해!

 

세르하 : 앗?!

 

(돌계단 일부가 무너져 내리자 세르하가 중심을 잃는다.)

(키안은 세르하의 팔을 잡아 그녀를 가까스로 구해낸다.)

 

키안 : 괜찮으십니까? 세르하 님.

 

세르하 : 휴. 고마워요. 키안 님.

 

브린 : …정상의 제단에서 일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군요. 서둘러야겠습니다.

 

[가자.]

 

(자세를 낮춘 채 부서진 돌계단을 재차 오르기 시작했다.)

 

…….

…….

 

(켈시나 산 고대 제단.)

 

탈티아 : …….

(스렝, 셀렌. 너희도 결국 저지에 실패했나.)

 

(멀리서 빛무리가 날아와 에르그로 빨려 들어간다.)

 

탈티아 : (하지만 발로르 님께서 하사하신 권능은 무사히 회수했어. 이제 조금만 더….)

 

: …악신의 부활은 아직인가 보군.

 

탈티아 : …!!

 

리엘 : 휴, 다행히 늦지 않았어. 히히.

 

스피노스 : …….

 

탈티아 : …….

 

(탈티아는 입을 가리고 있던 묵언의 마스크를 뜯어 바닥에 떨군다.)

 

탈티아 : …결국 올 것이 왔구나. 기어이 우리를 막아서다니….

하지만 지난번처럼 물러설 수는 없어!

 

(탈티아는 수천 년의 묵언을 깨고 그간 축적된 마나를 쏟아 주문을 외웠다.)

(그녀를 둘러싼 채 석상처럼 굳어있던 라그나힘 군단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했다.)

(라그나힘 군단이 달려들기 시작하자, 그 육중한 무게에 땅이 진동했다.)

 

: 쓸데없는 수고를 하는군.

 

(루가 뛰어올라 라그나힘 군단의 중앙을 향해 성력이 가득 담긴 브류나크를 투척했다.)

(창이 꽂힌 중앙에서 시작된 빛의 폭발이 크게 번지고, 순식간에 라그나힘 군단을 집어삼켰다.)

 

탈티아 : 크윽…!!

 

(탈티아가 재차 손을 뻗어 마력을 전달하자, 또 다른 라그나힘 군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몇 번을 반복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루가 손을 펴자 투척했던 브류나크가 순식간에 되돌아왔다.)

(그리고 조금 전 상황을 수차례 반복했다. 압도적인 힘으로 무자비하게 라그나힘 군단을 도륙 냈다.)

 

: 네가 준비한 인형 놀이는 끝인가?

 

탈티아 : …헉… 헉….

 

(탈티아는 금방이라도 탈진할 것처럼 거친 숨을 내쉬었다.)

 

: 뒤에서 수작을 부리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나 보군. 아, 이젠 마력이 동이 나서 그마저도 할 수 없나?

 

탈티아 : 큭…!

 

리엘 : …저 에르그에서 엘쿨루스의 기운이 느껴져. 당장 파괴해서 없애야 해.

 

탈티아 : 그, 그건 안 돼….

 

(탈티아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의식이 한창 진행 중인 에르그 앞을 선 채 방어막을 펼쳤다.)

 

스피노스 : …….

 

: 눈물겨운 충성심이군.

 

탈티아 : …발로르 님만 강림하시면 너희는 끝장이야.

 

: 그렇군. 발로르는 언제 부활하지?

 

탈티아 : …이미 모든 준비는 끝났다. 고, 곧 당도하신다….

 

: …그런가? 그럼 넌 이제 임무를 다한 셈이군.

 

(말을 마치자마자 루의 형체가 빛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진다.)

(사라졌던 루가 어느새 탈티아의 등 뒤에서 나타난다.)

 

탈티아 : 쿨럭!

 

(루의 브류나크가 탈티아의 흉부를 관통한다. 그녀는 붉은 피를 토해낸 뒤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탈티아 : 후후, 후후후….

쿨럭. 쿨럭….

 

(탈티아가 히죽거리며 웃자 그녀의 몸에서 빛나는 구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부유하던 빛은 제단 중앙의 이글거리는 에르그를 향해 서서히 이동했다.)

 

리엘 : 저 빛은…?

 

(눈을 가늘게 뜨고 관찰하던 리엘이 화들짝 놀란다.)

 

리엘 : 서, 설마… 악신의 권능인가…? 만일을 대비해 미리 손을 써둔 거로군…!?

루, 큰일이야! 어서 에르그를 파괴해!

 

: …….

 

(루는 리엘의 시선을 피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리엘 : …뭐 하는 거야? 당장 끝을 내서 마력 공급을 끊어야 한다니까!

이대로 악신이 부활하게 둘 셈이야?

 

: …그렇다.

 

리엘 : 뭐?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스피노스 : …악신이 강림하면 무찌르는 것. 이 지긋지긋한 영웅의 길을 끝내는 최후의 방법이다.

그렇기에 지금 눈앞에 빛의 인도자만이 마지막 영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엘쿨루스를 막지 못한 지금, 악신은 결국 강림할 것이다. 에르그를 파괴한다고 한들 그건 미봉책에 불과해.

차라리…. 악의 근원을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평화를 위한 지극히 올바른 선택이다.

 

리엘 : 무슨 되먹지도 않은 계획을 그럴싸하게 늘어놓는군.

루, 너도 설마… 이 계획에 동의하는 거야?

 

: 물론이다.

외부의 위기는 내부의 결속을 다지기 좋은 구실이지. 지금처럼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못 당해 낼 적은 없다.

 

리엘 : 그렇다고 해도 이건 너무 무모해! 만약 네가 실패한다면 대체 어쩔 셈이지?!

망령이 되어서라도 세상을 구하겠다는 건가?

 

: …….

 

스피노스 : …로센리엔. 빛의 신 팔라라께서 실패라니. 아직도 신의 권능을 의심하는 건가?

 

(한참 논쟁을 벌이던 와중, 영웅 일행이 제단에 도착했다.)

(부활 의식의 충격으로 무너진 돌계단을 오른 탓에 모두가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브린 : 헉, 헉….

스승님?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브린은 라그나힘의 부서진 잔해들과 차갑게 식어가는 탈티아의 주검을 바라보며 상황을 물었다.)

 

리엘 : 제자야, 마침 잘 왔다. 이 바보들 좀 말려봐라 어서…!

 

브린 : 무슨 소립니까? 제 질문부터 답하시죠.

 

리엘 : 지금 그럴 때가 아니라니까? 이 멍청한 제자 녀석아!

 

스피노스 : …….

 

(스피노스는 사제지간의 대화를 듣다가 루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 이제야 왔군. 플레이어.

 

[상황을 묻는다.]

 

: …곧 악신이 강림할 것이다. 좀 전에 죽은 악신의 수하가 그리 말하더군.

 

(세르하는 발밑에 죽어있는 탈티아를 본다.)

 

세르하 : …….

 

키안 : …악신이 강림한다는 말은…. 당신 역시 저들의 부활 의식을 막지 못했다는 겁니까?

 

스피노스 : 전지전능한 빛의 인도자께서 실패할 리가 있나. 그저 더 나은 선택으로 강림을 저지하지 않을 뿐이다.

 

[선택?]

 

: 그래. 그저 악신 봉인에 그친다면 마신 키홀의 설계대로 앞으로도 영웅의 길을 걷는 자가 생겨나겠지.

내가 아버지에게 간택당한 것처럼. 네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플레이어.

 

메르 : 루….

 

: …이런 반복된 운명을 다른 누군가에게 물려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난 여기서 끝낼 생각이야.

 

(그때, 에르그에서 뻗어 나온 한 줄기 빛이 하늘의 일부를 날카롭게 갈랐다.)

(갈라진 틈으로 악신의 잿빛 날개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발로르를 구속하던 빛의 사슬 중 일부가 끊어지면서 커다란 잿빛 날개가 펼쳐졌다.)

 

: …….

 

(그 모습을 바라보며 루가 말을 이었다.)

 

: 모든 원흉인 이웨카의 악신. 발로르. 그를 쓰러뜨려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겠다.

악신을 제거하면 더 이상 이웨카도 존재할 필요가 없다. 엘쿨루스 역시 애써 시간을 맞추려 하지 않겠지.

자연스럽게 영웅의 길도 사라질 것이다.

 

리엘 : 이러다가 정말 큰일 나겠군…!

친구야. 혼자서라도… 에르그를 파괴해! 방해꾼이 없는 지금이라면 가능할 거야!

 

: …….

 

브린 : 플레이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파괴한다.]

 

브린 :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루의 계획은 오직 성공을 전제로 한 무계획에 가깝습니다.

 

(영웅의 손에 클라우 솔라스가 소환된다.)

(그리고 그때, 뒤에서 붉은 날개의 여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하 : 후후. 우리 영웅들께서 사이좋게 여기 모여있었네?

 

 

(스토리 다른 계획 완료)

(영웅들의 신념 스토리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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